한국관광 100선에 오른 이유 있었다… 매년 10억 원 쏟아붓는 트레킹 명소
대전 계족산 황톳길.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대전 계족산 황톳길.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폭염이 이어지는 8월에는 야외에서 오래 걷기가 부담스럽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온 열기가 신발 밑창까지 전해지고, 그늘이 없는 길에서는 잠깐만 걸어도 땀이 난다. 여름철 산책 장소로 산이나 숲처럼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숲길도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발에 열이 차기 쉽다. 신발 안이 덥고 습해지면서 걷는 시간이 길수록 불편해진다. 대전 대덕구 장동산림욕장에 있는 계족산 황톳길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촉촉하게 관리한 황토를 맨발로 밟으면, 아스팔트나 일반 등산로와 달리 서늘한 감촉이 발바닥에 전해진다.

하이힐에서 시작된 14.5㎞ 맨발길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 ⓒ한국관광콘텐츠랩-IR 스튜디오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 ⓒ한국관광콘텐츠랩-IR 스튜디오

계족산 황톳길은 2006년 지역 기업인 선양소주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당시 조웅래 회장이 지인들과 계족산을 오르던 중, 하이힐을 신고 힘겹게 걷던 한 여성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준 일이 계기가 됐다. 맨발로 돌길을 걸은 그날 밤, 예상치 못한 숙면을 취한 조 회장은 이후 14.5㎞ 구간에 걸쳐 전국 각지의 질 좋은 황토를 깔기 시작했다. 산불 방지와 산림 관리를 위해 만들어졌던 임도가 맨발 트레킹 코스로 바뀐 셈이다.

이렇게 조성된 길은 전국 최초의 맨발 트레킹 코스로 알려졌으며, 이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고, 여행 전문 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도 포함됐다.

체력에 맞게 고르는 세 가지 코스

대전 계족산 황톳길 트레킹 코스.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대전 계족산 황톳길 트레킹 코스.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황톳길은 구간별로 나뉘어 있어, 걷는 시간과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1코스는 입구에서 제1정자까지 2.5㎞ 구간으로, 왕복 5㎞를 걷는 데 약 1시간 20분이 걸린다. 2코스는 임도삼거리까지 이어지는 4.5㎞ 구간으로 왕복 9㎞, 약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3코스는 절고개까지 6㎞ 구간이며, 왕복 12㎞를 걷는 데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전체 구간을 한 바퀴 도는 완주 코스는 16㎞로, 약 5시간이 걸린다. 짧은 구간만 걷고 돌아올 수 있어, 처음 찾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일정을 세울 수 있다. 다만, 오후 5시 이후에는 산속이 빠르게 어두워지는 만큼 늦은 시간에는 입산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매주 갈아엎는 황토, 무료로 열린 산책로

대전 계족산 황톳길 초입에 취한 세족장.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대전 계족산 황톳길 초입에 위치한 세족장. / ⓒ한국관광콘텐츠랩-송재근

황톳길은 꾸준한 관리를 거쳐 오랜 기간 방문객을 맞고 있다. 딱딱해진 구간은 매주 흙을 뒤집어 다시 부드럽게 만들고, 황토가 마르지 않도록 매일 물을 뿌려 촉촉하게 관리한다. 이 같은 관리에 연간 약 10억 원, 누적 21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 초입에는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신발장과 함께, 걷기를 마친 뒤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놓인 벤치와 정자에서는 잠시 앉아 대청호와 벚꽃나무 군락, 대전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산책로 시작 지점에 있는 숲속 광장에서는 황톳길이 만들어진 이야기와 관련 미술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상시 개방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4~10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30분에는 숲속음악회장에서 ‘뻔뻔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계족산의 숲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공연이라 일반적인 실내 공연장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음악을 접할 수 있다. 매년 5월 둘째 주 주말에는 맨발마라톤과 숲속 맨발걷기 등의 프로그램이 포함된 계족산 맨발축제도 열린다. 숲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있어, 운이 따르면 숲속에서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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