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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에는 산 전체가 흰빛으로 뒤덮인 이상한 산이 있다. 석회암 암벽이 봉우리마다 드러나 있어, 멀리서 보면 흰 거위 떼가 일렬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생김새 때문에 '하얀 거위'를 뜻하는 백아(白鵝)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로 백아산이다.
백아산은 무등산·만연산과 함께 화순을 대표하는 해발 810m의 산이지만, 주말이면 암릉 위 현수교 하나를 보러 사람들이 이 산을 찾는다. 해발 756m 지점에 걸린 하늘다리 때문이다. 길이 66m, 폭 1.2m의 이 산악 현수교는 서로 떨어져 있던 마당바위와 절터 바위를 잇는다. 2013년 개통 이후 화순 8경 제3경에 이름을 올렸으며, 호남 내륙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석회암 지형 위에 세워진 다리라는 점에서도 볼거리가 있다.
발밑이 그대로 보이는 강화유리 조망창
백아산 하늘다리 상판 중간에는 가로 40㎝, 세로 1m 크기의 강화유리 조망창이 세 군데 설치돼 있다. 이 유리창 너머로는 수직에 가까운 석회암 암벽이 아래까지 끊김 없이 내려다보인다. 수치로 표현하면 756m지만, 실제로 유리창 위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느껴지는 감각은 숫자로 가늠하기 어렵다.
다리를 건너면 넓게 펼쳐진 반석 지대인 마당바위 천연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 서면 무등산을 시작으로 모후산, 조계산, 북동쪽의 통명산까지 전남 내륙의 산군이 360도로 펼쳐진다.
하늘다리라는 이름에는 높다는 의미 이상의 서사가 담겨 있다. 한국전쟁 당시 백아산 일대는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의 치열한 격전지였고,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하늘로 돌아간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높이에 다리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이름의 유래로 전해진다.
주차비·입장료 없는 관광목장 최단 코스
백아산 하늘다리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그중 비용 부담 없이 빠르게 오르려면 백아산 관광목장을 기점으로 삼는 편이 좋다. 관광목장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 코스에서는 별도의 입장료도 없다. 주차장에서 하늘다리까지는 편도 약 2㎞로, 걸음 속도에 따라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 안팎이면 다녀올 수 있다.
다만, 코스 초입부터 급경사와 계단이 반복된다. 오르는 도중 완만한 장거리 우회로와 가파른 단거리 지름길로 갈리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무릎 상태와 체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내려올 때는 발목과 무릎에 충격이 쌓이기 쉬워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영제굴·매봉 거치는 자연휴양림 정석 코스
여유 있게 산을 걷고 싶다면, 백아산 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삼는 정석 코스가 있다. 휴양림 매표소에서 출발해 영제굴 입구와 매봉을 지나 하늘다리와 마당바위, 정상까지 오른 뒤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동선으로, 총거리 약 8㎞에 소요 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다.
1구간인 휴양림 매표소에서 매봉까지 구간(2.5㎞, 약 1시간 30분)은 나무 그늘이 촘촘한 완만한 숲길이다. 이 구간에서 영제굴 입구를 지나게 되는데, 약 2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 석회동굴로 전남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내부는 생태 보호를 위해 비공개 상태이며, 외부 입구 형상만 관람할 수 있다.
2구간인 매봉에서 정상까지(1.5㎞, 약 1시간)는 고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암릉 구간이다. 정상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3구간(4.0㎞, 약 1시간 50분)은 경사는 완만하지만, 하산 내내 무릎 피로가 쌓이기 쉽다. 자연휴양림 코스의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400원이며, 20인 이상 단체는 성인 8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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