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 탄화층 발견으로 문헌 증명”… 삼국사기 기록 그대로 남아 있는 천년 유적지
김제 벽골제 쌍용 조형물.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김제 벽골제 쌍용 조형물.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야외 유적지를 여행지로 고르기 좋다. 햇볕이 한결 누그러져 오래 걸어도 부담이 덜하고, 넓은 부지에 자리한 옛 유적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저수지나 제방처럼 탁 트인 지형을 낀 유적은 맑은 날 찾으면 주변 풍경을 넓게 바라볼 수 있다. 전북 김제시 부량면에 있는 벽골제도 이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저수지로 꼽히며, 삼국시대에 축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벽골제 축조 시기를 둘러싼 기록 차이

벽골제 나무 데크 다리. / 김제시 제공
벽골제 나무 데크 다리. / 김제시 제공

삼국사기에는 신라 흘해왕 21년인 330년에 벽골제를 처음 쌓았고, 둘레가 1800보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다만 이 시기 해당 지역은 신라가 아닌 백제 땅이었던 탓에, 후대에 연도만 신라 기록으로 고쳐 넣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실제 축조 시기는 백제 11대 비류왕 27년인 330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 신라 원성왕 6년인 790년과 고려 현종 및 인종 21년인 1143년에 고쳐 쌓았고, 조선 태종 15년인 1415년에 다시 축조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세종 2년인 1420년, 폭우로 제방 일부가 유실됐다. 현재 남은 유적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약 3㎞ 길이의 제방이 전부다.

김제 벽골제 항공뷰.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김제 벽골제 항공뷰.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1925년 동진토지개량조합이 이 제방을 농업용수를 대는 간선수로로 고쳐 쓰면서 폭이 두 갈래로 나뉘었고, 갈라진 제방 사이로 물길을 내면서 원래 모습을 많이 잃었다. 제방 북쪽 끝에 있는 초혜산 정상 남단에는 조선시대에 벽골제를 다시 쌓은 뒤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세운 중수비가 있다. 높이 6.4척, 너비 3.4척 규모의 점판암 비석이지만 표면이 닳아 새겨진 글자는 읽기 어렵다.

1975년 발굴로 확인된 수문 형태

김제 벽골제 쌍용 조형물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김제 벽골제 쌍용 조형물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1975년 진행된 발굴조사에서는 저수지 물의 양을 조절하던 수문 자리 2곳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조사 결과 제방 높이는 북단이 4.3m, 남단이 3.3m로 확인됐다. 수문은 길이 5.5m의 돌기둥을 4.2m 간격으로 세우고, 기둥 안쪽에 너비 20㎝ 깊이 12㎝ 크기의 홈을 파 목제 둑판을 끼워 위아래로 움직이며 물의 양을 조절한 형태였다.

수문 밖으로 이어지는 방수로에는 일정한 크기로 다듬은 장방형 석재를 사용했고, 바닥에도 큰 돌을 깔아 많은 양의 물이 흘러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제방은 세 차례에 걸쳐 판축 됐는데, 판축토 아래 두께 2㎝가량의 검은 식물 탄화층에서 방사성탄소 측정을 진행한 결과 4세기라는 연대가 나와 문헌 기록과 맞아떨어졌다. 이런 발굴 성과를 인정받아 벽골제는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김제 벽골제 나무 데크 산책길.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김제 벽골제 나무 데크 산책길.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현재 벽골제 일대는 사적과 함께 여러 문화시설이 들어선 단지로 운영된다.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과 아리랑문학관, 벽천미술관, 농경사주제관 등을 둘러볼 수 있고, 명인학당과 짚풀공예, 목공예, 한복체험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이고,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벽골제 인근에서 맛보는 한우 육회비빔밥

벽골제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한우 전문점 '김제한우촌'이 있다. 김제 지평선 청보리 한우를 취급하는 곳으로, 포장 판매도 함께 이뤄진다. 매장에는 반찬과 쌈 재료를 직접 채울 수 있는 셀프코너가 마련돼 있고, 홀 좌석 외에 방 형태의 공간도 갖춰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해도 자리를 잡기 편하다.

대표 메뉴로는 육회비빔밥이 있는데, 생육회를 그대로 넣은 생비빔밥과 이를 한 번 익혀 낸 비빔밥 두 가지로 나뉜다. 갈비탕도 함께 판매하지만, 수량이 한정돼 있어 일찍 매진되는 날도 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주문은 오후 7시 30분까지 받고, 저녁 시간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정기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