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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기 전, 여름 내내 짙은 녹음을 유지하는 침엽수 숲을 걷고 싶을 때 떠오르는 장소들이 있다.
도심을 벗어나 나무 사이를 지나는 것만으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숲이 전국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 국립공원 안에 있는 이 숲길은 계절과 관계없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강원 평창군 오대산에 있는 월정사 전나무숲길 이야기다.
1700그루가 만든 1㎞ 초록 터널
오대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이 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 가운데 전나무숲길이 가장 유명하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약 1㎞ 구간에는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전체 숲길 길이는 1.9㎞이며, 완주하는 데 도보로 약 1시간이 걸린다.
숲길에서는 곧게 뻗은 전나무 외에도 계곡과 작은 폭포를 볼 수 있다. 나무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걷다 보면,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청량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덕분에 숲 안으로 들어설수록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방문객이 함께 찾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국보와 보물 품은 천년 고찰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월정사 일주문과 마주한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천년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 지정돼 있으며, 60여 개의 사찰과 8여 개의 암자를 관할한다.
경내에는 국보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을 비롯해 보물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목조문수동자좌상 등 여러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창건 이후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건축물과 유물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사찰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신라시대부터 이어진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축구장 14배 규모 명상마을과 템플스테이
월정사는 일반 방문객을 대상으로 휴식형과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산사에서 하루나 이틀 머물며 이른 아침 예불에 참여하거나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행자 생활을 직접 경험하는 월정사 출가학교도 별도로 운영한다.
숲길 인근에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줄여서 옴뷔라 불리는 공간도 있다. 축구장 14배에 달하는 약 9만9170㎡ 규모로 조성돼 있으며 숙박시설과 문화체험시설, 식당, 정원과 숲길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일과 경쟁에 지친 이들이 자연 속에서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명상요가학교도 함께 운영돼, 짧은 일정으로도 숲과 사찰, 명상 공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전나무숲길과 월정사는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휴일 없이 연중 열려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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