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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봉황동에는 높이 5m짜리 봉분이 있다. 서기 42년 가락국을 세운 수로왕의 무덤이다. 이 왕릉은 매년 7월 초부터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경내를 둘러싼 기와 담장이 주황빛 능소화로 뒤덮이는데, 이 장면을 볼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몇 주에 그친다.
2000년 가까운 시간을 품은 왕릉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지만, 입장료와 주차비는 따로 받지 않는다. 경내에는 조선 시대 왕릉 양식에 맞춰 세운 건축물과 석조물이 곳곳에 남아 있고, 인근에는 수로왕 설화와 맞닿은 구지봉도 있다. 능소화가 절정에 들기 전, 이 왕릉이 어떤 곳인지 먼저 살펴볼 만하다.
가야 건국 신화의 출발점, 수로왕릉
수로왕릉은 경남 김해시 가락로93번길 26에 자리한 사적 지정 국가유산이다. 서기 42년 가락국, 즉 금관가야를 세운 시조 수로왕이 안장된 곳으로, 납릉(納陵)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높이 약 5m의 원형 봉토분이 경내 중심에 자리하며, 주변 1만 8000여 평이 왕릉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수로왕에 관한 기록은 『삼국유사』「가락국기」에 전하며, 서기 48년 인도계 야유타국 출신 허황옥을 왕비로 맞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해 김씨의 시조로도 전해지는 인물이다. 무덤의 내부 구조는 『지봉유설』 기록에 따르면 석실묘로 추정되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 피해를 입은 기록도 남아 있다.
왕릉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선조 13년인 1580년, 수로왕의 후손 허수가 대규모 정비를 마친 이후다. 고려 문종 이전까지는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했으나 조선 초에는 상당히 황폐했던 것으로 세종실록에 기록이 남아 있다. 세종 시기에 보호구역 표석을 설치하고 범위를 넓혀가며 관리를 이어왔고, 이후 조선 시대를 거치며 석물과 건축물이 추가됐다.
경내에는 수로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숭선전이 있다. 이 명칭은 고종 21년인 1884년 임금이 직접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안향각·납릉 정문·신도비각·홍살문 등 여러 건물과 문무인석·마양호석 등 석조물이 함께 배치돼 있으며, 능 앞 묘비는 조선 인조 25년인 1647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릉 인근에는 거북 열 마리가 모인 형상으로 알려진 구지봉도 있어 수로왕 설화와 연결된 지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기와 담장을 덮는 능소화, 절정 시기 언제
능소화는 6월 중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 절정을 맞는다. 날씨에 따라 8월, 길게는 9월까지 새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모습도 보인다. 절정기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몰리는 편이다. 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직전에 찾으면, 유적 자체를 조금 더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이용 안내와 주변 동선
수로왕릉은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4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전용 주차장 외에도 인근 대성동박물관 주차장과 민속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도보 20분 거리 안에는 수로왕비릉·국립김해박물관·대성동고분박물관이 자리해 가야사를 함께 살펴보기 좋다. 왕릉 한 곳만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박물관까지 묶으면 반나절 코스로도 충분하다.
수로왕릉 인근 노포, 석정숯불갈비
수로왕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20년 넘게 영업해 온 석정숯불갈비가 있다. 따로 숙성한 고기를 사용하며, 돼지갈비는 자극적이지 않고 간이 담백한 편이라 단골손님이 많다.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이 넓게 마련돼 있고, 바닥 좌석과 의자 좌석을 모두 운영한다. 점심특선으로는 고추장불고기정식·간장불고기정식·차돌된장정식이 있으며, 생등심·돼지갈비·생삼겹살·불낙전골 등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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