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4번 바뀌었습니다… 신라부터 고려·조선 역사 다 담긴 경남 명소
다솔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솔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8월 말로 접어들면서 한낮 더위는 여전해도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서는 한풀 꺾인 열기가 느껴진다. 늦여름 볕이 남아 있어 산행이나 야외 활동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지만,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운 산사라면 한낮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경남 여행을 계획하면서도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사천시 곤명면 봉명산 자락에 자리한 다솔사로 향해 보자. 다솔사는 15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동시에 근현대 독립운동의 흔적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다솔사, 이름만 네 번 바뀐 1500년 고찰

다솔사 극락전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솔사 극락전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솔사는 서기 503년 신라 지증왕 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했다. 처음에는 영악사로 불렸으나 636년 선덕여왕 5년 자장법사가 건물 2동을 새로 지으면서 타솔사로 이름을 바꿨다. 676년 문무왕 16년에는 의상대사가 영봉사로 고쳐 불렀고, 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중건하면서 다시 영악사라는 이름을 썼다. 1326년 충숙왕 13년에는 나옹 혜근이 중수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돼 폐허가 됐던 절은 1686년 숙종 12년 영일과 혜능 등 승려들이 중건하면서 복원됐다.

1748년 영조 24년 당우 대부분이 다시 소실되자 월징과 일진 등이 발원해 명부전, 사천왕문, 대양루를 1758년에 중건했다. 이후에도 화재를 겪었으나 정조 대에 팔상전을 중수하면서 지금의 다솔사라는 이름으로 정착했다. 현재 남은 건물은 대양루를 제외하면 1914년 화재 이후 다시 지어진 것이다. 다솔사라는 이름은 봉명산의 옛 이름인 방장산의 형세가 대장군처럼 많은 군사를 거느린 모습과 닮았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266년 누각과 석굴 속 열여섯 석불

다솔사 내 위치한 영악사 중건비.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솔사 내 위치한 영악사 중건비.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경남 유형문화재 제89호로 지정된 대양루는 1758년 영조 34년에 세워진 앞면 5칸, 측면 4칸 규모의 2층 목조 누각이다. 아래층은 창고로, 위층은 승려 교육과 신도 집회 공간으로 쓰였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교육 장소로, 해방 이후에는 최범술 스님 주도로 청년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6.25 전쟁 때는 서울에서 피란 온 동흥중학교가 4년간 교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경남 문화재자료 제148호인 극락전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운 법당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숙종 6년인 1680년 새로 지어졌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에 맞배지붕을 얹었으며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39호 보안암 석굴은 고려 말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경주 석굴암과 형태가 비슷하다. 본존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1.3m 안팎의 석불좌상 16구가 안치돼 있고, 조각 수법으로 볼 때 조선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도명, 낙화, 성진, 풍운, 세진 다섯 승려의 부도를 모은 부도군도 함께 남아 있다.

108과의 사리와 독립운동의 흔적

다솔사 사리탑.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솔사 사리탑.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1978년 2월 8일 대웅전 삼존불상 개금불사 때 후불탱화 속에서 사리 108과가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본떠 높이 23m, 30평 규모의 성보법당을 짓고 그 안에 적멸보궁 사리탑을 세웠다. 다솔사는 일반 사찰과 달리 불상을 모신 대웅전이 아니라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중심 전각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찰 뒤편 야산에는 1만여 평 규모의 녹차밭이 조성돼 있는데, 일제강점기 효당 최범술 스님이 이끈 차 부흥운동과 맞닿아 있다. 이곳에서 나는 '죽로차'는 '반야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명차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이곳에 머물며 차를 가꾸고 나라의 독립을 고민했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차밭 산책로에는 '한용운 스님의 독립 사유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다솔사 인근 맛집 '다솔사 소나무집'

다솔사에서 가까운 다솔사 휴게소 1층에는 백숙 전문점 '다솔사 소나무집' 식당이 있다. 경남 사천시 곤명면 다솔사길에 위치하며, 나무들로 둘러싸인 넓은 마당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정원 같은 분위기를 낸다. 대표 메뉴인 닭백숙과 오리백숙은 각각 1시간, 1시간 30분 전 예약을 마쳐야 준비할 수 있다. 백숙 위에는 버섯과 부추가 올라가 국물과 함께 끓여 먹을 수 있고, 닭고기는 부드러워 젓가락으로도 잘 찢어진다.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편이며, 식사 마지막에는 남은 국물에 밥을 더해 죽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이 식당은 산채비빔밥 세트도 갖추고 있어, 백숙이 아니어도 다른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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