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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미뤄뒀던 야외 산책을 즐기기 좋아졌다. 대구 동구에는 가볍게 걸으면서 오래된 유적까지 함께 볼 수 있는 불로동 고분군이 있다. 팔공산 남쪽 자락의 완만한 구릉을 따라 크고 작은 봉분이 이어지는 곳으로, 금호강 주변의 넓은 평야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고분은 약 275기이며, 이 중 210여 기가 한곳에 모여 있다. 능선을 따라 걸으면 크고 작은 봉분이 차례로 나타나고, 높은 곳에서는 대구 시가지까지 넓게 내려다볼 수 있다. 길이 완만해 가볍게 산책하기 좋으며,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5세기 전후 지역 지배 세력의 무덤으로 남은 앞트기식 돌방무덤
불로동 고분군은 일제강점기부터 조사가 이뤄졌다. 1938년 당시 행정구역상 경북 달성군 해안면 입석동에 있던 고분 2기가 처음 조사돼 '해안면고분'이라는 이름으로 보고됐다.
본격적인 조사는 1960년대에 진행됐다. 경북대학교 박물관이 1963년과 1964년 두 차례에 걸쳐 불로동 일대 고분을 발굴·조사했고, 이후 입석동 고분까지 포함해 현재의 대구 불로동 고분군으로 정리됐다. 고분군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8년 6월 23일 사적으로 지정됐다.
불로동 고분군에서 확인된 무덤은 대부분 앞쪽으로 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둔 앞트기식 돌방무덤이다.
완만한 구릉지에 구덩이를 파고 냇돌이나 깬돌로 네 벽을 쌓은 뒤, 넓고 평평한 돌을 올려 천장을 만들었다. 주검을 넣은 뒤 입구를 막고 돌방 위에 자갈과 흙을 차례로 덮어 둥근 봉분을 완성했다.
금귀걸이부터 무기류까지 확인된 발굴 조사와 대형 봉분
불로동 고분군은 가까이에서 보면 봉분 규모부터 상당하다. 일반적인 고분은 지름 15~20m, 높이 4~7m 정도이며, 큰 고분은 지름 약 22m에 높이 6m에 이른다. 하나의 둥근 봉분 안에 여러 개의 돌덧널을 차례로 만든 경우도 확인됐고, 일부 무덤에서는 시신을 안치한 공간과 유물을 넣은 공간을 따로 구분하기도 했다.
이후 발굴도 이어졌다. 2001년 경북문화재연구원이 주능선에 있는 대형 고분 2기와 주변 돌덧널무덤 10기를 추가로 발굴했고, 2002년에는 91호분과 93호분 조사가 진행됐다.
발굴 과정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장례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도 여러 점 나왔다. 금귀걸이와 유리구슬 목걸이 같은 장신구를 비롯해 도끼와 낫, 화살촉 등 철제 유물이 발견됐다.
| 구분 | 내용 |
|---|---|
| 전체 고분 | 약 275기 |
| 일반 봉분 크기 | 지름 15~20m·높이 4~7m |
| 대형 고분 | 지름 약 22m·높이 약 6m |
| 출토품 | 금귀걸이·유리구슬·철제 무기·마구·토기 |
사계절 들꽃이 피어나는 산책로와 사진 촬영 장소
불로동 고분군은 고분을 살펴보는 유적지인 동시에 천천히 걷기 좋은 산책 공간이기도 하다. 입구 안내판을 지나 산책로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봉분 사이로 넓은 잔디밭이 이어지고, 계절에 따라 여러 들꽃을 볼 수 있다. 봄에는 봄망초와 괭이밥 같은 작은 꽃들이 피고,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산국이 모습을 드러내며 고분군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잔디가 짙은 초록빛으로 물드는 시기에는 봉분이 이어진 완만한 능선이 사진 배경이 된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 시야가 트여 있고,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봉분이 겹쳐 보이는 위치와 대구 시가지가 함께 들어오는 지점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산책로 중간에는 불로동 고분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과 조류, 양서류를 설명한 안내판도 설치돼 있다. 봉분 사이를 걷다가 잠시 멈춰 주변 생물을 살펴볼 수 있고, 아이와 함께 방문했을 때 읽어보기에도 좋다.
| 구분 | 내용 |
|---|---|
| 관람 시간 | 약 1시간~1시간 30분 |
| 산책 환경 | 완만한 구릉과 봉분 사이 흙길 |
| 볼거리 | 봉분·들꽃·대구 시가지 전망 |
| 촬영 시간 | 늦은 오후와 해 질 무렵 |
| 관람 주의 | 탐방로 이용·봉분 위 출입 자제 |
고분군을 둘러본 뒤에는 봉무공원 방향으로 산책을 이어갈 수 있다. 봉무공원으로 향하는 길과 터널 주변까지 크고 작은 무덤이 이어져 있어 불로동 고분군이 얼마나 넓게 자리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불로동 고분군은 오래된 무덤이 남아 있는 국가유산이라 관람할 때는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 걷는 게 좋다. 봉분 위로 올라가거나 잔디와 흙을 건드리는 행동은 피하고, 음식물이나 쓰레기도 남기지 않은 채 가져온 물건은 모두 챙겨 나와야 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그늘 없는 능선 대비 산능선을 따라 걷는 탐방 코스라 햇빛을 피할 그늘이 거의 없어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꼭 준비한다.
- 흙길과 잔디밭이 이어지는 구릉지를 1시간 이상 걷게 되는 만큼 걷기 편한 운동화를 신고, 중간에 마실 생수도 미리 챙겨간다.
- 사진 촬영은 늦은 오후 추천 해가 질 무렵에 방문하면 노을빛이 둥근 봉분에 부드럽게 내려앉아 웨딩 스냅이나 풍경 사진이 훨씬 예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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