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다르더라 1부] 무려 300년간 한 번도 바닥을 보인 적 없는 저수지
청송 주산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청송 주산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이른 아침,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로 향하는 지방도로에는 안개가 낮게 깔려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 공기가 한 겹 서늘하게 느껴졌다. 벌써 삼각대를 어깨에 멘 사람 몇이 앞서 걷고 있었다.

입구 쪽 안내판에는 '주산지, 1720년 착공 1721년 준공'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300년이 넘는 세월이 이 물웅덩이 하나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낯설게 다가왔다.

청송 주산지, 주차장서 수변까지 30분

청송 주산지 가는 길 안내 표지판. (AI 생성) / 온더투어
청송 주산지 가는 길 안내 표지판. (AI 생성) / 온더투어

주차장에서 저수지까지는 편도로 30분 안팎이 걸린다. 경사가 크지 않은 흙길이라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무리 없이 걸었다. 다만 바닥이 군데군데 미끄러웠고, 나무뿌리가 튀어나온 구간에서는 발밑을 살펴야 했다. 숲길 양옆으로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져 있어 한여름에도 그늘이 이어졌다. 걷는 내내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만 들릴 뿐, 인위적인 소음은 없었다.

수변 전망대에 도착하자, 안개 사이로 물속에 선 나무들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왕버들이었다. 뿌리째 물에 잠긴 채 1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바람이 잦아들자, 수면에 나무 그림자가 그대로 비쳤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셔터를 누르는 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이 저수지가 김기덕 감독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발길이 늘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왜 그렇게 회자되는지 이해가 됐다.

지질이 만든 300년 무고갈 저수지

청송 주산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청송 주산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안내문을 다시 읽어보니 이 저수지가 특이한 점은 준공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비결은 지질에 있다. 저수지가 자리한 땅은 용결응회암이라는 암석으로, 화산재가 뭉쳐 만들어진 암석이다. 내부 광물이 촘촘히 결합돼 있어, 물이 새어 나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저수지 크기는 3만3000㎡ 남짓, 길이 100m, 너비 50m 정도이고 평균 수심은 7~8m다. 규모만 보면 크지 않지만 물속의 나무와 산세가 겹쳐, 실제 체감되는 공간감은 훨씬 넓게 느껴졌다. 입구 바위에는 저수지를 만든 이진표 공의 공덕비가 남아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이용 정보는 다음과 같다.

항목 내용
위치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 상시 개방, 연중무휴
주차 주차장 있음, 무료
소요시간 왕복 약 1시간, 촬영 포함 1시간 30분
추천 시각 물안개는 일출 전후, 반영은 바람 약한 오전

주차장은 넓은 편은 아니지만, 주말 오전에는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단풍철에는 사진작가들이 몰려 일찍 채워질 수 있다.

주산지 주변에 함께 둘러볼 곳

송소고택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송소고택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주산지만 보고 돌아가기엔 아쉬울 수 있다. 차로 20분 거리에는 99칸 규모의 만석꾼 고택 송소고택이 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한옥으로, 흙벽과 한지 창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하룻밤 묵어가는 여행객도 많다.

대전사와 용추협곡이 있는 주왕산 상의지구까지는 25분 정도 걸린다. 또한 대전사에서 용추협곡, 용연폭포, 학소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왕복 4.4km로 완만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숲길을 빠져나와 다시 주산지 주차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안개가 걷혀 있었다. 물속의 왕버들도 아까와는 다른 색을 보이고 있었다. 같은 곳을 찾아도 매번 다른 풍경을 내어주는 곳, 주산지였다.

주산지 여행 팁

-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일출 전후, 바람이 약한 오전 시간대를 노려본다

- 비 온 뒤에는 숲길이 미끄러우니 운동화를 챙긴다

- 왕버들과 물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통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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