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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조금씩 물러나는 시기에는 한낮보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저녁 시간이 반갑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은 날도 늘어나면서 멀리 떠나기보다 서울 안에서 한강 풍경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광나루한강공원과 이어진 광진교에는 평범한 한강 다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공간이 숨어 있다.
광진교 8번째 교각 아래 자리한 '광진교 8번가'다. 다리 아래에 만들어진 실내 공간에 앉아 한강을 가까이 내려다볼 수 있고 전시와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산책 중 잠시 머물기 좋다.
전 세계 단 세 곳뿐인 다리 밑 비밀 공간
광진교 8번가는 보통 전망대처럼 다리 위에 올라가는 형태가 아니라 광진교 8번째 교각 아래에 공간을 만든 하부 전망대다. 한강 바로 위에 자리한 만큼 다리 위에서는 지나치기 쉬운 수면과 주변 풍경을 훨씬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고, 교각 안쪽에 머물며 한강을 감상한다는 점에서도 다른 전망 시설과 차이가 있다.
다리 아래에 사람이 머물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곳은 프랑스 파리 비르아켐 다리와 일본 도쿄 레인보우 브리지, 서울 광진교까지 전 세계 세 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광진교 8번가가 유일하다.
자동차보다 걷는 사람에게 더 넓은 자리를 내준 다리
광진교를 걸어보면 다른 한강 다리보다 보행 공간이 넓다는 점부터 눈에 들어온다. 차도 옆에 좁은 길만 붙어 있는 방식이 아니라 한강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도록 양쪽에 여유 있는 보행로를 마련해, 다리를 건너는 동안에도 주변 풍경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광진교는 1936년 처음 놓인 뒤 오랜 기간 한강을 잇는 교량으로 사용됐으며, 시설이 낡으면서 철거와 재건축을 거쳐 2003년 현재 모습으로 다시 개통했다. 재건축 과정에서는 차량 통행뿐 아니라 사람이 걸으며 한강을 바라보고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됐다.
발밑으로 한강이 그대로 보이는 유리 바닥 체험
광진교 8번가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 일부를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든 구간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평범한 실내 바닥처럼 이어지다가 갑자기 발밑이 투명해지면서 한강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유리 한가운데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면 교각 바로 밑을 흐르는 강물과 잔잔하게 움직이는 물결까지 가까이 볼 수 있다. 고개를 들면 시야가 한강과 주변 도심으로 넓어져 발밑의 아찔한 풍경과 탁 트인 전망을 한자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
올림픽대교와 롯데월드타워까지 이어지는 360도 한강 전망
광진교 8번가 바깥에는 교각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원형 테라스가 마련돼 있다. 테라스를 천천히 돌다 보면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 동쪽 풍경이 여러 방향으로 펼쳐진다. 실내에서 창문 너머로 바라볼 때보다 시야가 넓어 한강과 주변 도심을 함께 보기 좋다.
잠실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솟아 있고, 강변역 일대와 워커힐 주변의 언덕도 이어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는 올림픽대교가 자리한다. 다리 위를 오가는 차량과 한강을 따라 이어진 도로까지 내려다볼 수 있어 낮에는 서울 도심의 모습을 넓게 살펴볼 수 있다.
가을철 두 달간 오후 10시까지 늘어난 야경 감상 시간
광진교 8번가는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4월부터 10월까지는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3월과 11월에는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올해는 가을철 한강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오는 9월~10월까지는 야간 관람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늘린다. 해당 기간에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퇴근 뒤 한강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들도 여유롭게 찾을 수 있다.
방문 전 확인해야 할 출입 제한과 주변 산책길
광진교 8번가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 이용 규칙은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 음식물은 안으로 가져갈 수 없으며 실내 취식도 금지돼 있다. 반려동물 역시 함께 들어갈 수 없다.
휴관일도 확인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에는 문을 닫으며 혹한기에도 운영하지 않는 기간이 있다. 운영 일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 당일 개방 여부와 시간을 확인하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방법이 편하다. 역에서 광진교 방향으로 약 15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한다. 길목에는 광장동 체육공원이 있어 광진교 8번가만 둘러보고 돌아오기보다 한강변 산책까지 묶어 움직일 수 있다.
광진교 북단에는 서울둘레길과 연결되는 구간도 있다. 걷는 거리를 조금 더 늘리고 싶다면 광진교를 건넌 뒤 주변 한강 산책로까지 이어 걸어도 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후 10시 연장 운영은 오는 9월~10월에만 한시적으로 야간 연장 운영을 하니 선선한 가을밤 한강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이 기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2. 지하철 이용 시 편한 신발은 필수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꽤 걸어야 하므로 편한 신발을 신고 체육공원 쪽 쾌적한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좋다.
3. 음료나 간식은 입장 전 미리 해결 라운지 내부에는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해 물을 포함한 모든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니 주변 식당이나 카페를 미리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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