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다르더라 2부] 군산 근대유적으로 남은 폐철도 골목 방문기
경암동 철길마을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경암동 철길마을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주말 아침, 딱히 계획을 세우고 나선 길은 아니었다. 눈뜨자마자 핸드폰으로 '군산 가볼 만한 곳'을 검색했고 맨 위에 뜬 게 경암동 철길마을이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출발했는데, 정작 도착할 즈음엔 주차장이 안 보여서 근처를 두 바퀴쯤 돌았다. 결국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나왔다.

진포사거리 쪽에서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골목 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문 앞 계단 두 칸을 내려서면 바로 철길이다. 담벼락과 선로 사이 거리가 한 걸음 반 정도밖에 안 된다. 예전에 화물열차가 여길 지나다녔다는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좁았다.

경암동 철길마을, 사라진 기차의 흔적

경암동 철길마을 구조물. (AI 생성) / 온더투어
경암동 철길마을 구조물. (AI 생성) / 온더투어

경암동 철길은 1944년, 일제강점기에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개설됐다. 처음엔 '북선 제지 철도'로 불렸고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 이후 '세대 제지선' 혹은 '세풍 철도'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세풍그룹이 부도난 뒤 새 인수 업체 이름을 따 지금은 '페이퍼코리아선'으로 불린다.

페이퍼코리아 공장과 군산역을 잇던 총 2.5㎞ 철로 중, 진포사거리에서 연안사거리까지 약 400m 구간이 지금의 철길마을이고, 그중에서도 공원처럼 정비된 구간은 200m 정도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페이퍼코리아 공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선로는 그대로 남았다.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낡은 2층 주택이 한쪽에, 창고처럼 보이는 부속 건물이 다른 한쪽에 나란히 붙어 있다. 큰길 쪽에는 옛 주택을 개조한 사진관과 기념품점, 식당이 몇 군데 자리 잡고 있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오래된 집들이 이어진다.

교복 입고 걷는 철길 골목

경암동 철길마을 교복 대여점. (AI 생성) / 온더투어
경암동 철길마을 교복 대여점. (AI 생성) / 온더투어

철길 초입부터 교복 대여점 간판이 여러 개 보인다. 옛날 교복을 빌려 입고 철길 위에 서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골목 곳곳에 있었다.

옆으로는 뽑기와 달고나, 딱지를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다. 어릴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모양의 불량식품도 눈에 띈다. 벽에는 옛날 만화 캐릭터나 시대를 표현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 걷는 내내 카메라를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

이 골목이 영화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자주 쓰인 이유도 걸어보면 이해가 된다. 골목 안으로 철도가 지나가는 구조 자체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배치다. 화물열차가 다니던 시절부터 철도 동호인과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알려졌던 곳이라고 한다.

입장료·운영시간·주차, 미리 알아두면 좋은 정보

구분 내용
위치 전북 군산시 경촌4길 14
입장료 무료 (골목 상시 개방)
운영시간 상시 개방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진포해양테마공원 공영주차장 이용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진포해양테마공원 인근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들어오는 사람이 많았다.

야간에도 출입을 막지는 않지만 화장실 앞을 제외하면 조명이 거의 없어서, 밤에 사진을 찍으려면 손전등이나 플래시가 필요하다. 주말과 휴일엔 사진 찍는 사람들로 골목이 붐벼서, 한적하게 보고 싶다면 평일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철길 다음 코스, 이어지는 군산 근대 골목

초원사진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초원사진관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철길마을 밖으로 나오면, 걸어서 갈 수 있는 명소가 여럿 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알려진 초원사진관이 있고, 1910년 문을 연 이성당 빵집도 도보권이다. 팥빵과 야채빵을 사려는 줄이 늘 길게 늘어서 있다.

동국사와 신흥동 일본식 가옥까지 묶으면 일제강점기 흔적이 남은 건물들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고, 여기에 짬뽕거리에서 식사까지 챙기면 반나절 코스가 완성된다. 당일치기로도 충분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선유도까지 묶어 1박 일정으로 잡는 경우도 많다.

경암동 철길마을 여행 팁

- 전용 주차장이 없으니 공영주차장을 미리 검색해 두자

- 주말·휴일은 인파가 몰리니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평일 오전을 노려보자

- 교복 대여와 이성당 빵집 모두 대기가 길 수 있으니 시간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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