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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은 조금씩 내려가고, 저녁이 되면 바람도 한결 선선해진다. 매미 소리가 줄어들고 풀벌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 무렵 전국 곳곳에서는 여름 내내 자란 식물들이 잇따라 꽃을 피운다.
개화 기간은 길어야 열흘 안팎이라, 시기를 놓치면 다음 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꽃이 피는 시점을 미리 확인해 두면, 방문 날짜를 정하기 쉽다. 9월에 절정을 맞는 국내 여행지 세 곳을 살펴보자.
1. 영광 불갑산, 수백만 송이가 만드는 붉은 꽃길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주변에는 매년 9월이면 꽃무릇 군락이 절정에 이른다. 상사화속 식물 가운데서도 꽃무릇은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걸쳐 색이 바뀌는 편인데, 8월에는 분홍빛과 노란빛 상사화가 먼저 산책로를 물들이고, 9월로 접어들면 붉은 꽃무릇이 그 자리를 뒤덮는다.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불갑사관광지에서 열린다. 일주문에서 불갑사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길목 전체가 꽃길로 조성되고, 축제 기간에는 상사화 꽃길 걷기와 야간 경관 조명을 활용한 행사도 함께 운영된다.
입장은 무료이며, 주말에는 임시 주차장과 셔틀버스가 마련될 예정이라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주차 공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개화는 그해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앞뒤로 밀릴 수 있어, 방문 며칠 전 공식 채널에 올라오는 최근 사진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갑사 자체도 대웅전과 천왕문 등 오래된 목조 건축물을 갖추고 있어, 꽃무릇을 보러 가는 길에 함께 둘러볼 수 있다.
2. 강원 평창 봉평, 열흘 중 며칠만 새하얗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9월 초부터 중순까지 메밀꽃으로 뒤덮인다. 메밀은 보통 7월 초에 파종해 한여름을 지나 8월 하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9월 중순까지 봉평 지역을 하얗게 물들인다. 2026년 봉평 효석문화제는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는데, 정작 축제 기간에 봉평장이 서는 날은 9월 7일과 12일 단 이틀뿐이다.
메밀꽃은 한꺼번에 피었다가 금방 지는 특성이 있어, 열흘이라는 축제 기간 안에서도 가장 하얗게 덮이는 구간은 며칠에 그친다. 밭은 봉평 곳곳에 흩어져 있어, 한 곳의 개화 상태가 아쉽더라도 다른 밭에서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주변에 그늘이 거의 없어 낮에 방문한다면, 모자와 물을 챙기는 편이 좋다. 해가 진 뒤에는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얇은 겉옷도 준비해 두면 좋다. 또한 인근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은 메밀밭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코스로 꼽힌다.
3. 전북 고창 선운사, 사찰 마당까지 번지는 붉은빛
전북 고창 선운산 일대는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는 꽃무릇 자생지 가운데 하나다. 선운사 주변 숲길과 사찰 경내까지 꽃무릇이 번져 자라는데, 보통 9월 초에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 9월 하순 무렵 절정에 이른다. 다만, 늦더위가 이어진 해에는 꽃대가 늦게 올라오는 경우도 있어 절정 시점이 예년보다 뒤로 밀리기도 한다. 실제로 폭염과 늦더위가 겹쳤던 해에는 9월 중순이 지나서야 꽃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매년 9월 열리는 선운문화제는 선운사의 역사와 지역 문화를 함께 소개하는 행사로, 보은염 이운식을 비롯한 의식과 학술 세미나가 함께 진행된다. 봄에는 동백꽃, 여름에는 푸른 숲, 겨울에는 눈 덮인 고요함으로 계절마다 다른 인상을 남기는 사찰이지만, 가을 꽃무릇이 필 때의 붉은 색감은 이 시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인근 고창 지역은 봄철 청보리밭으로도 알려져 있어, 계절에 맞춰 방문 시기를 조정하는 여행객이 많다.
| 여행지 | 위치 | 절정 시기 | 특이 사항 |
|---|---|---|---|
| 영광 불갑산 | 전남 영광군 불갑면 | 9월 18일~27일 | 입장 무료, 주말 셔틀버스 운영 예정 |
| 평창 봉평 | 강원 평창군 봉평면 | 9월 4일~13일 | 봉평장은 7일, 12일 단 이틀만 |
| 고창 선운사 | 전북 고창군 아산면 | 9월 초~9월 하순 | 늦더위 시 절정 시점 지연 |
세 곳 모두 개화 시점이 그해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날짜에 방문해도 매년 풍경이 조금씩 다르다.
축제 기간과 실제 꽃이 가장 많이 피는 시기는 다를 수 있다. 절정은 짧게는 며칠, 길어도 일주일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출발 전에 개화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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