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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로 내리쬐던 볕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늦더위 속에서도 아침저녁 공기가 달라지는 시기다. 한낮에는 여전히 햇볕이 따갑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바람이 한결 선선하게 느껴진다.
이맘때는 바다와 파도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여행지를 찾게 된다. 강원도 해안선을 따라 여러 명승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선 초기 역사와 함께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절벽 정자도 있다. 강원 양양군 현북면에 있는 하조대 이야기다.
하조대, 조선 개국공신 두 사람이 남긴 이름
하조대라는 이름은 조선 건국에 공을 세운 하륜(河崙)과 조준(趙浚) 두 사람의 성에서 나왔다. 여지도서 양양도호부 고적조에는 조선 초기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태종 치세 말년, 두 사람이 이곳에서 지내며 은거했다고 전해지면서 성을 따 하조대로 불리기 시작했다. 하륜과 조준은 조선의 법전인 경제육전을 함께 편찬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조대는 양양팔경 중 5경에 속하며, 명승 제68호 '양양 하조대'로 지정돼 있다. 암석 해안을 따라 기암괴석과 바위섬이 늘어서 있고, 그 주위를 울창한 송림이 감싸는 구조를 지금도 볼 수 있다.
세 번의 재건을 거친 육각정
정자는 조선 제2대 임금인 정종 때 처음 세워졌다. 이후 훼철됐다가 1939년 다시 지어졌고, 6.25전쟁 당시 불에 타 소실됐다. 1955년 재건을 거쳐 1998년에는 해체복원 작업을 마치고 지금의 모습으로 절벽 위에 서 있다. 현재 건물은 초익공굴도리양식의 육모정으로, 지붕에 절병통을 얹은 형태다.
정자각 앞에는 조선 숙종 때 참판을 지낸 이세근이 쓴 '하조대' 세 글자가 바위에 암각돼 있다. 정자 옆 절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애국가 영상 첫 소절 화면에 등장하는 나무로, 애국송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스카이워크와 둘레길로 이어지는 동선
정자와 등대를 둘러본 다음에는 하조대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려와 둘레길을 걷는 동선이 일반적이다. 둘레길은 2019년 5월 개방됐으며, 약 200m 구간의 데크로드가 바다와 맞닿아 있다. 다만 날씨가 궂을 때는 높은 파도가 다리 위까지 올라와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둘레길 관광 안내도에 표시된 이용 시간은 동계(10월 1일~3월 3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계(4월 1일~9월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둘레길 끝자락에는 하조대전망대가 있다. 이곳의 스카이워크는 10m 길이의 투명 유리 바닥으로 만들어져, 발밑으로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없으며 상시 개방돼 있으나, 강풍이나 폭우, 폭설 등 기상 악화 시에는 통제될 수 있다. 전망대 앞 도로와 주차 공간이 좁은 편이라, 방문객 다수는 인근 하조대해수욕장 주차장을 이용한 뒤 걸어서 이동한다.
해수욕장과 가는 길
하조대해수욕장은 모래사장 길이 1.5km, 폭 100m, 수심은 1.5m 내외다. 인근 광정천과 상운천에서 담수가 흘러들어, 다른 해수욕장보다 수온이 높은 편이다.
매년 7월에서 8월 사이 약 50일 정도 개장하며, 이 기간 하조대 어부체험행사, 하조대 썸머페스티벌, 맨손 오징어잡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해수욕장에서 서피비치까지는 차로 약 2분 거리다.
| 구분 | 내용 |
|---|---|
| 위치 |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해안길 35 |
| 지정 | 명승 제68호, 양양팔경 5경 |
| 둘레길 이용시간 | 동계 오전 7시~오후 6시 / 하계 오전 6시~오후 8시 |
오늘의 여행 팁
스카이워크와 둘레길은 강풍, 폭우, 폭설 시 통제되니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는 게 좋다.
정자와 등대, 둘레길, 전망대를 한 번에 둘러보려면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여유를 두는 게 좋다.
서피비치가 차로 2분 거리에 있어 하조대 관람 후 함께 들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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