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낙후됐었는데… 지금은 힙플레이스로 재탄생한 한국 동네 TOP 3
성수동 붉은벽돌 건축물들. / 성동구 제공
성수동 붉은벽돌 건축물들. / 성동구 제공

낡은 벽돌 벽이나 녹슨 철제 셔터가 나오는 카페 사진을 보면, 분위기를 내려고 일부러 꾸민 인테리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위치를 찾아보면 실제로 수십 년 된 건물인 경우가 있다.

한때 공장이나 철물점, 오래된 상점이 모여 있던 자리에 그 흔적을 그대로 두고 카페와 갤러리가 들어선 것이다. 이런 골목은 한 곳만 있는 게 아니다. 예전에는 낙후됐었지만, 지금은 힙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동네 세 곳을 살펴보자.

1. 인천 개항로, 웨딩드레스 거리에서 카페 골목으로

인천 도심 항공뷰. / 개항로프로젝트 제공
인천 도심 항공뷰. / 개항로프로젝트 제공

인천 중구 신포동 일대는 한때 '인천의 명동'으로 불렸다. 웨딩드레스 거리와 가구 거리를 중심으로 지역 상권을 이끌던 곳이다. 2000년대 들어 인천 곳곳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상권 중심이 옮겨갔고, 원도심에 남은 이 거리는 빈 점포가 늘면서 한동안 '죽은 거리'로 불렸다.

지금의 개항로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2017년 건축가와 요리사, 사업가 등이 모여 만든 개항로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카페와 갤러리, 통닭집 등 15개 콘텐츠가 생겼다. 오래된 점포를 밀어내지 않고, 40년 이상 영업을 이어온 노포를 찾아 업종과 이야기를 기록한 뒤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개항로프로젝트가 등장한 뒤로 인근에는 50여 개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

배다리사거리와 경동사거리 사이 약 600m 구간에는 1970~80년대 극장이 몰려 있던 시절의 흔적도 남아 있다. 손으로 직접 그린 영화 간판이 골목 벽면에 걸려 있고, 당시 간판을 그리던 화가는 지금도 개항로 골목과 인천 곳곳에서 벽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옛 건물의 겉모습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쓰임만 얹은 셈이다. 동인천역과 인천역 사이에 있어 지하철로도 이동할 수 있다.

2.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스민 예술촌

문래창작촌 골목. / 영등포구문화관광
문래창작촌 골목. / 영등포구문화관광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와 3가 일대는 정밀 기계를 만드는 철공소가 몰려 있던 준공업지역이다. 2000년대 들어 임대료가 낮다는 이유로 예술가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철공소 골목 곁에 '문래창작촌'이 생겨났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를 나서면, 철공소가 늘어선 골목이 바로 이어진다. 철판을 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골목 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버려진 철과 공구로 만든 조형물도 곳곳에 놓여 있다. 벽화 구경은 무료로 가능하며, 갤러리문래를 비롯한 전시 공간도 골목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문래동은 철공소가 사라진 자리에 카페와 갤러리가 들어선 곳이 아니라, 기존 철공소와 새 가게가 나란히 자리한 골목이다. 낮에는 셔터를 올린 철공소에서 용접과 절단 작업이 이어지고, 저녁 6시 무렵 셔터가 내려가면 그 위에 그려진 벽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래된 철공소 건물의 목조 지붕을 남긴 채 카페로 꾸민 곳도 있고,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금속 소재로 꾸민 에스프레소 전문점도 만날 수 있다.

3. 성수동, 신발 공장지대에서 붉은 벽돌 골목으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신발 공장이 모여 있던 준공업지역이다. 한강 건너 강남과 비교돼 낙후된 공장지대로 인식되던 동네였다. 성동구청이 2017년부터 붉은 벽돌 건물을 고칠 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붉은 벽돌은 성수동을 나타내는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 성수동에는 디올 성수, 블루보틀 등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고, 국내외 브랜드가 짧은 기간 문을 여는 팝업스토어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대림창고처럼 옛 공장 건물을 그대로 살려 만든 카페도 방문객이 많이 모인다. 강남구 청담동에 있던 SM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소속사도 이 동네로 사무실을 옮겼다. 일각에서는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만 성수동 전체가 다 바뀐 것은 아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공장지대가 남아 있어, 고층 아파트 단지와 옛 공장 건물이 한 골목 안에 섞여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고, 서울숲과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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