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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로 접어들면서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이고 바닷가를 따라 걷거나 드라이브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동해를 끼고 있는 포항은 바다와 해안 산책길, 오래된 골목과 시장이 서로 다른 구역에 흩어져 있어 한두 곳만 보고 돌아서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북쪽과 남쪽 해안의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는 만큼 하루에 여러 곳을 몰아보기보다 일정에 여유를 두고 나눠 움직이는 편이 자연스럽다. 첫날에는 바다와 도심을 중심으로 둘러보고, 다음 날부터 해안 마을과 시장까지 이어가면 같은 길을 반복해서 오가는 일도 줄일 수 있다.
포항의 바다와 골목, 항구 마을을 차례로 이어가는 2박 3일 코스로 일정을 짜봤다.
◇ 1일차|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부터 영일대 야경까지
포항역 →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 영일대해수욕장 → 영일대 전망대
첫날은 포항 북구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KTX 포항역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내려놓은 뒤 환호공원으로 이동한다. 첫 목적지는 공원 높은 곳에 자리한 스페이스워크다.
스페이스워크는 롤러코스터처럼 굽이치는 철제 트랙을 직접 걸으며 포항 전경을 내려다보는 체험형 조형물이다. 전체 트랙 길이는 333m이고 717개의 계단이 이어져 있어 걸음을 옮길수록 높이가 달라지며 시야도 조금씩 넓어진다. 높은 구간에 올라서면 영일만과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겉에서 보면 롤러코스터처럼 한 바퀴를 도는 형태로 보이지만, 원형으로 말려 올라간 루프 구간에는 들어갈 수 없다. 실제로는 개방된 트랙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방식으로 걷는다. 높은 곳으로 갈수록 영일만과 포항 시가지가 넓게 들어오지만 트랙 위에서는 흔들림이 느껴질 수 있어 고소공포가 있다면 무리해서 끝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150명으로 제한된다. 키 110cm 이하 어린이는 이용할 수 없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들어가야 한다. 계단이 많고 높낮이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하이힐이나 슬리퍼보다는 운동화처럼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9월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달 첫째 주 월요일은 쉬고, 공휴일과 겹치면 다음 날 휴무한다.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입장하는 방식이라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대기할 수 있다.
스페이스워크를 다 걸은 뒤에는 가까운 영일대해수욕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차로 약 5분 거리라 따로 먼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고, 해변에 도착하면 길게 이어진 모래사장과 영일만이 바로 펼쳐진다. 바다 건너편으로 포항제철소가 보여 낮에는 탁 트인 해안 풍경을, 저녁에는 불이 켜진 산업시설과 해변 야경을 함께 볼 수 있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 쪽으로 약 80m 이어진 교량 끝에 영일대 전망대가 나온다. 포항시는 이곳을 국내에서 하나뿐인 형태의 해상 누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별도 이용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전망대 끝에서는 해변과 영일만, 포항제철소 방향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까지 머문다면 영일대의 낮과 밤을 이어서 볼 수 있다. 전망대와 해변에 조명이 켜지고 바다 건너 포항제철소에도 불빛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해변 주변 식당가로 이동해 물회나 조개구이로 저녁을 먹으면 첫날 일정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 코스 | 포항역→스페이스워크→영일대해수욕장→영일대 전망대 |
| 스페이스워크 | 트랙 333m·계단 717개 |
| 9월 평일 운영 | 오전 10시~오후 8시 |
| 주말·공휴일 | 오전 10시~오후 9시 |
| 입장 제한 | 동시 150명·키 110cm 이하 이용 불가 |
| 저녁 일정 | 영일대 야경·해변 산책 |
◇ 2일차|호미곶 일출과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탐방
호미곶 해맞이광장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 구룡포항 → 이가리 닻 전망대
둘째 날은 포항 남구 호미곶에서 일찍 시작한다. 일출을 볼 계획이라면 해가 뜨기 30분 정도 전에 해맞이광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는 편이 좋다. 광장 앞쪽으로 동해가 넓게 열려 있어 수평선 위로 해가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기 어렵지 않다.
호미곶에서 가장 잘 알려진 조형물은 '상생의 손'이다. 바다에는 오른손, 육지에는 왼손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설치돼 있으며 새천년을 맞아 서로 도우며 살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일출 무렵에는 바다 위에 세워진 오른손 뒤로 붉은 해가 올라와 호미곶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진을 남기는 장면이 만들어진다.
해가 충분히 오른 뒤에는 구룡포읍으로 이동한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1883년 조일통상장정 이후 일본인들이 이곳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이후 일본인 어부들이 정착하고 구룡포항 개발이 이어졌으며, 지금도 골목 안에는 일본식 목조 건물 47채가 남아 있다. 포항시는 2010년 일대를 정비해 현재의 거리 모습을 갖췄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등장했던 계단도 나온다. 계단 위쪽까지 올라간 뒤 뒤를 돌아보면 낮은 지붕 너머로 구룡포항과 바다가 함께 들어온다. 평지 골목뿐 아니라 경사가 있는 계단도 이어지므로 거리 전체를 둘러볼 생각이라면 걷기 편한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거리 안에는 구룡포근대역사관도 있지만 현재는 내부 관람은 어렵다. 오는 11월까지 휴관해 가옥거리와 주변 골목만 둘러보는 일정으로 잡아야 한다. 역사관은 1920년대 일본 가가와현 출신 하시모토 젠기치가 지은 2층 목조주택을 복원한 곳이다.
가옥거리를 빠져나오면 가까운 구룡포항으로 걸음을 이어갈 수 있다. 방파제 주변에는 어선이 정박해 있고 항구와 시장 주변으로 식당이 모여 있어 점심까지 한 번에 해결하기 편하다.
구룡포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북구 청하면에 있는 이가리 닻 전망대로 향한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이라 이동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전망대에 도착하면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닻 모양 구조물이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높이 10m, 길이 102m 규모로 만들어져 끝까지 걸어가면 바위가 이어진 해안과 동해를 가까이에서 내려다볼 수 있고, 별도의 입장료도 없다.
9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어 구룡포에서 너무 늦게 출발하면 머무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또한 바람이 강하거나 풍랑·해일 등 기상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출발 전에 개방 여부를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 코스 | 호미곶→구룡포 가옥거리→구룡포항→이가리 닻 전망대 |
| 호미곶 | 일출 30분 전 도착 권장 |
| 일본인 가옥거리 | 일본식 목조 건물 47채 |
| 근대역사관 | 오는 11월까지 휴관 |
| 이가리 닻 전망대 | 높이 10m·길이 102m |
| 9월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
◇ 3일차|죽도시장 장보기와 포항 운하 크루즈 체험
죽도시장 → 포항운하관·포항크루즈 → 송도해수욕장 → 포항역
마지막 날에는 포항 시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송도해수욕장을 이어서 둘러본다. 첫날과 둘째 날에 남쪽과 북쪽 해안을 오갔다면 이날은 포항역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생각해 이동 거리를 짧게 잡으면 된다.
아침에는 죽도시장부터 찾아간다. 죽도시장은 점포가 1500여 개에 이르는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시장 안쪽 수산물 구역에 들어서면 활어와 문어, 대게, 건어물 등을 파는 가게가 길게 이어진다. 횟집도 200여 곳이 모여 있어 회를 먹거나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오전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기 좋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먼저 수제비 골목에 들러도 된다. 죽도시장에서는 수산물뿐 아니라 수제비와 칼국수도 많이 찾는데, 따뜻한 국물로 식사를 마친 뒤 수산물 구역과 건어물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시장은 공식 안내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지만 가게마다 문을 여닫는 시간이 달라 이른 아침보다는 어느 정도 장사가 시작된 뒤 찾아가는 편이 편하다.
죽도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송도동에 있는 포항운하관으로 이동한다. 지금의 포항운하는 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에 다시 물길을 낸 곳으로, 1974년 도시 개발 당시 약 1.3km 구간이 매립됐다가 복원 사업을 거쳐 2013년 11월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운하가 만들어진 과정은 포항운하관 3층 홍보관에서 볼 수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운하관만 보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바로 앞 선착장에서 포항크루즈를 타면 된다. 정상 운항 때는 약 9km를 이동하며 40분 정도 걸리는데, 선착장을 출발해 좁은 운하를 지나 동빈내항과 바다 쪽까지 돌아본 뒤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주간 운항은 오전 10시 20분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이어지며, 승선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구입할 수 있다. 출항 10분 전까지는 표를 사야 하고 요금은 성인 1만 5000원, 소인 1만 2000원이다. 마지막 배 시간은 당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오후 늦게 탈 생각이라면 현장에서 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다.
크루즈에서 내린 뒤 기차 시간이 남아 있다면 송도해수욕장까지 이어서 가면 된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한동안 해수욕장으로 운영되지 않다가 수중방파제를 설치하고 모래를 보강한 뒤 2025년 18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해변 뒤쪽에는 송도솔밭이 이어져 있어 바닷가를 걷다가 소나무 사이로 들어가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 코스 | 죽도시장→포항운하관·크루즈→송도해수욕장→포항역 |
| 죽도시장 | 약 1500개 점포·횟집 약 200곳 |
| 시장 운영 | 오전 8시~오후 10시 |
| 포항운하관 | 오전 9시~오후 6시 |
| 포항크루즈 | 약 9km·약 40분 |
| 크루즈 요금 | 성인 1만 5000원·소인 1만 2000원 |
◇ 북구와 남구는 하루씩 나눠 돌아보기
포항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어 가까워 보이는 관광지도 실제로는 이동 시간이 제법 걸린다.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와 영일대해수욕장은 북구 도심에 모여 있지만, 호미곶과 구룡포는 포항 남쪽 끝에 자리한다.
2박 3일 여행에서는 가까운 장소끼리 묶는 편이 편하다. 첫날은 스페이스워크와 영일대가 있는 북구, 둘째 날은 호미곶과 구룡포가 있는 남구를 중심으로 돌아본다. 마지막 날에는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송도해수욕장처럼 도심에서 가까운 장소를 묶으면 같은 길을 여러 번 오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 바닷가에서는 바람과 일몰 시간까지 계산하기
포항 해안을 자동차로 이동할 때는 내비게이션에 표시되는 예상 시간보다 조금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호미곶과 구룡포 주변 해안길은 바다와 맞닿은 굽은 도로가 이어지는 구간이 있고, 주말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이동이 늦어질 수 있다.
바닷가 관광지는 기온만 보고 옷을 준비해서도 안 된다. 영일대와 호미곶처럼 바다에 바로 맞닿은 곳은 해가 진 뒤 바람이 강해지면 낮보다 훨씬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다. 9월에도 야경까지 볼 계획이라면 얇은 겉옷 하나를 챙기는 편이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스페이스워크 운영 확인: 정기 휴무일과 기상 통제 여부를 방문 전에 확인한다.
죽도시장 주차 대비: 주말에는 혼잡할 수 있어 인근 공영주차장 위치를 미리 살펴둔다.
호미곶 일출 준비: 당일 일출 시간을 확인하고 최소 30분 전에 해맞이광장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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