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의 온더투어 #04] 조용히 걷기 좋은 인천 계양산성 가봤더니
인천 계양산성 산책길. / 국가유산포털 제공
인천 계양산성 산책길. / 국가유산포털 제공

계산역 4번 출구를 나서자 계양산 쪽으로 뻗은 길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표지판을 따라 10분 남짓 걸으니 계양산 등산로 입구가 나왔고, 그 옆으로 공영주차장이 자리했다. 차를 가져온 이들은 이미 몇 대를 세워둔 상태였다.

계양산이라는 이름은 익숙해도 그 안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산성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야 알았다. 숲길을 따라 오르며 하나씩 확인해 보기로 했다.

능선을 두른 1184m 석축, 사모봉을 닮은 산성

인천 계양산성 정면. / 국가유산포털 제공
인천 계양산성 정면. / 국가유산포털 제공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오르자, 흙길이 끝나고 돌로 쌓은 성벽이 일부가 드러났다. 계양산성은 계양산 주봉(395m)이 아니라 동쪽으로 뻗은 해발 202m 봉우리를 둘러싼 모양으로 쌓여 있었다.

둘레는 1184m, 남은 성벽 높이가 7m를 넘는 구간도 있어 걸음을 자연히 늦추게 됐다. 성벽은 안팎을 모두 돌로 쌓은 협축식으로 만들어졌다. 능선 중간을 둘러싼 모양이 조선시대 관리들이 쓰던 모자를 닮아 ‘사모봉형’이라 부른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이 산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쌓였고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이어 사용됐다. 오랫동안 허물어진 채 방치돼 있다가 2003년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됐고, 2008년 조사보고서가 나온 뒤 2020년 5월 국가 사적 제556호로 지정됐다.

논어 목간이 나온 자리, 계양산성박물관

계양산성박물관 입구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계양산성박물관 입구 전경. (AI 생성) / 온더투어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돈 뒤 내려온 곳은 계양산성박물관이다. 국내에서 산성만 다루는 전문 박물관은 이곳이 최초다. 2017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마무리했고, 2020년 5월 문을 열었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상설전시실 2개와 기획전시실 1개가 있고, 전망대와 카페테리아도 함께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19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다. 군경은 500원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은 종료 30분 전까지만 받는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문을 닫는다.

구분 주요 내용
위치 인천 계양구 계양산로 101 (계양산성박물관 기준)
박물관 관람료 성인 1000원 / 군경 500원 / 19세 미만·65세 이상 무료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입장은 종료 30분 전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주차 박물관 무료주차장(일반 12면·장애인 1면·경차 2면) / 등산로 입구는 유료 공영주차장

전시실 안에는 발굴 과정에서 나온 유물 2000여 점이 보관돼 있었다. 그중 눈길이 오래 머문 것은 한성백제 시기 목간이다. 논어 구절이 새겨진 이 목간은 한반도에 한자와 논어가 퍼진 시기를 보여주는 오래된 유물 가운데 하나다.

둥근바닥 항아리, 통일신라 시대 인화문 토기, 화살촉과 자물쇠 같은 금속 유물도 함께 전시돼 있어 한참을 둘러봤다. 제1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산성의 기원과 시대별 변천을, 제2전시실에서는 계양산성 자체의 발굴 성과를 따로 볼 수 있게 나눠져 있었다.

박물관 앞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일반 12면, 장애인 1면, 경차 2면 규모라 넓은 편은 아니다. 등산로 입구 쪽 공영 주차장은 30분에 600원, 이후 15분당 300원이 부과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인천지하철 1호선 계산역에서 내려 걸어서 접근할 수 있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에는 계양산 둘레길로 이어 걸었다.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출발해 무당골약수터, 피고개, 징매이고개를 지나 장미원과 계양문화회관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순환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 중간에 있는 계양산 장미원은 면적 4667㎡에 장미 67종 1만 1366그루, 야생화 13종 1만2000본이 심어져 있다. 개화 시기에는 주차 공간 51면이 금세 채워져,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산 아래 계양공원까지 함께 둘러보면, 반나절 일정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계산역 주변에는 식당가가 모여 있어 관람 전후로 끼니를 해결하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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