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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전남 순천과 보성은 선선한 날씨 속에서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가 된다. 두 지역은 서로 가까워 한 번에 묶어 다녀오기 좋고, 걷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적당히 나누기에도 수월하다.
순천에서 보성까지 이어지는 이동 구간도 길지 않아 하루 종일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오전에는 산책을 즐기고 오후에는 다른 장소로 옮겨 둘러보는 식으로 일정을 잡으면 체력 소모도 크지 않다.
처음 찾는다면 유명한 장소를 무리하게 많이 넣기보다 하루에 2~3곳 정도만 정해 천천히 둘러보는 편이 좋다. 이동 시간을 줄이고 각 장소에서 머무는 시간을 충분히 잡은 순천·보성 2박 3일 코스를 소개한다.
◇ 1일차|꽃길 걷고 갈대밭 거니는 순천만 탐방
순천역 → 순천만국가정원 → 스카이큐브 탑승 → 순천만습지 → 낙안읍성
첫날은 순천역에 도착한 뒤 순천만국가정원으로 향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공간을 정원으로 이어온 곳으로, 2015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원과 호수정원, 한국정원 등이 넓게 이어져 있어 2시간 정도는 잡아야 서두르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정원 관람을 마친 뒤에는 서원 쪽 정원역에서 스카이큐브를 탄다. 스카이큐브는 정원역과 순천만역 사이 4.6km를 오가는 무인궤도 차량으로 편도 약 8~12분이 걸린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하며 매주 월요일은 쉬고,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평일에 운행하지 않는다.
스카이큐브에서 내렸다고 바로 순천만습지 입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순천만역에서 무진교 입구까지 약 1km를 더 이동해야 한다.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스카이큐브 탑승권이 있다면 갈대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구간에는 동천 갈대밭과 순천문학관도 있어 시간을 넉넉하게 잡으면 습지로 들어가기 전부터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순천만습지에 들어서면 갈대밭 사이로 데크길이 이어지고, 갯벌에서는 농게를 비롯한 작은 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순천만에는 약 5.4㎢의 갈대밭과 21.6㎢의 갯벌이 펼쳐져 있으며 흑두루미와 검은머리갈매기 등 여러 철새가 찾아온다.
시간과 체력이 남는다면 용산전망대까지 올라간다. 전망대는 2023년 철거된 뒤 새로 지어 2025년 7월 다시 문을 열었으며, 2층 목조 전망대에서 S자로 휘어진 갯골과 갈대 군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다만 전망대까지 다녀오면 걷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낙안읍성까지 같은 날 둘러볼 계획이라면 오후 늦게까지 머무르지 않는 편이 좋다.
마지막으로 낙안읍성으로 이동한다. 낙안읍성은 성곽 길이가 1410m에 이르고, 안쪽에는 290여 동의 초가집이 남아 있다. 현재도 100여 세대, 230여 명이 생활하는 마을이라 초가와 돌담 사이 골목을 걷다 보면 박물관과는 다른 생활 공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매표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며 성인 개인 입장료는 4000원이다.
추천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
| 추천 시간 |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 |
| 코스 | 순천만국가정원→스카이큐브→순천만습지→낙안읍성 |
| 국가정원 관람 | 약 2시간 권장 |
| 스카이큐브 | 4.6km·편도 약 8~12분 |
| 스카이큐브 운영 |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
| 낙안읍성 | 9월 매표 오전 8시 30분~오후 6시 30분·성인 4000원 |
◇ 2일차|조계산 숲길에서 보성 초록빛 다원으로
조계산 선암사 숲길 → 보성 대한다원 → 율포해수욕장 및 솔밭
둘째 날은 아침 일찍 조계산 자락에 자리한 선암사부터 찾는다. 주차장에서 사찰로 이어지는 길은 계곡을 곁에 두고 완만하게 올라가며, 걷다 보면 커다란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인 승선교와 강선루를 차례로 만난다. 승선교는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된 석조 다리다. 선암사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가운데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숲길 끝에 도착하면 대웅전과 오래된 전각을 천천히 둘러본다. 선암사는 승선교뿐 아니라 경내의 매화와 해우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9월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어 둘째 날 일정을 일찍 시작하기에도 좋다.
점심 식사 뒤에는 보성 대한다원으로 향한다. 입구에서부터 곧게 뻗은 삼나무길이 이어지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산비탈을 따라 차밭이 층층이 펼쳐진다. 차밭 사이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아래쪽에 이어진 녹차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다원 안 쉼터에서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녹차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성인 입장료는 4000원이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대한다원을 충분히 둘러봤다면 자동차로 율포솔밭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율포해변은 폭 약 60m, 길이 1.2km의 모래사장이 이어지고 해변 뒤쪽에는 오래된 소나무 숲이 자리한다.
해변 바로 옆 율포해수녹차센터까지 들러도 좋다. 센터는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암반해수와 보성에서 생산된 찻잎을 우린 물을 사용하는 목욕시설이다. 현재 안내된 운영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7시에 마감한다.
추천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30분
| 추천 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30분 |
| 코스 | 선암사→대한다원→율포솔밭해수욕장 |
| 선암사 9월 관람 | 오전 6시~오후 7시 30분 |
| 대한다원 운영 | 오전 9시~오후 6시 |
| 대한다원 입장료 | 성인 4000원 |
| 율포해수녹차센터 | 오전 6시~오후 8시·입장 마감 오후 7시 |
◇ 3일차|차 문화를 살펴보고 벌교 꼬막 맛보기
한국차박물관 → 태백산맥 문학관 → 벌교 꼬막거리 → 홍교 산책
마지막 날 오전에는 보성읍 녹차로에 있는 한국차박물관을 찾는다. 박물관은 층마다 주제가 나뉘어 있어 아래층부터 차례로 둘러보기 좋다. 1층 차문화실에서는 차나무와 한국 차 문화를 살펴볼 수 있고, 2층 차역사실로 올라가면 시대별 차 문화와 다기 등을 만날 수 있다. 3층 차생활실에서는 차를 마시는 방법과 생활 속 차 문화를 소개한다.
다례교육과 차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프로그램마다 진행 일정과 요금이 달라 참여할 계획이라면 방문 전에 운영 여부를 확인해두는 게 좋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오후 4시 30분에 입장이 마감된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에는 휴관하며 성인 입장료는 1000원이다.
박물관을 둘러본 뒤에는 벌교읍으로 이동해 태백산맥문학관을 찾는다. 문학관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 첫 장면에 등장하는 현부자네 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자락에 자리한다. 내부에서는 작품 집필 과정과 출간 자료, 육필원고 등을 살펴볼 수 있어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벌교와 작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기 쉽다.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성인 관람료는 2000원이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점심은 벌교 읍내에서 꼬막으로 해결한다. 벌교는 예부터 꼬막으로 이름난 곳으로, 소설 ‘태백산맥’에도 꼬막이 등장한다. 읍내 식당에서는 삶은 꼬막과 꼬막무침, 꼬막전 등을 한 상에 내는 정식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벌교천을 따라 홍교까지 천천히 걸어본다. 벌교 홍교는 조선시대에 놓인 돌다리로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돼 있다. 다리 아래를 무지개처럼 둥글게 쌓은 형태에서 '홍교'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약 27m 길이의 다리에 세 개의 아치가 이어져 있다.
홍교가 놓이기 전에는 이 자리에 뗏목다리가 있었고, 여기에서 '벌교'라는 지명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1729년 돌다리가 놓인 뒤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지금도 직접 걸어서 건널 수 있다.
홍교까지 둘러봤다면 벌교역이나 벌교버스공용터미널로 이동해 2박 3일 일정을 마무리한다. 시간이 남는다면 문학관 주변에 있는 현부자네 집과 소화의 집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 코스 | 한국차박물관→태백산맥문학관→벌교 꼬막거리→홍교 |
| 한국차박물관 | 오전 10시~오후 5시 |
| 박물관 입장 마감 | 오후 4시 30분 |
| 박물관 입장료 | 성인 1000원 |
| 태백산맥문학관 | 오전 9시~오후 6시·성인 2000원 |
| 휴관일 | 두 시설 모두 월요일·1월 1일·설·추석 당일 |
| 마지막 일정 | 벌교 홍교 산책 후 벌교역·터미널 이동 |
순천·보성 이동 시 렌터카와 대중교통 선택 요령
순천과 벌교, 보성은 기차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어 자동차 없이도 여행할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처럼 시내에서 접근하기 쉬운 장소를 중심으로 둘러본다면 대중교통만으로도 일정을 짤 수 있다.
다만 낙안읍성과 선암사, 보성 대한다원, 율포솔밭해수욕장처럼 도심에서 떨어진 장소를 연달아 찾으면 환승과 버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2박 3일 동안 여러 지역을 오갈 계획이라면 순천역 주변에서 렌터카를 빌려 이동하면 각 장소에서 머무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기 편하다.
오래 걷는 2박 3일 일정에서 챙길 것
이번 일정은 순천만습지의 데크길부터 선암사 숲길, 대한다원 오르막까지 걷는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발에 잘 맞고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으면 장시간 걷기가 한결 편하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습지, 대한다원처럼 야외에서 오래 걷는 일정이 있다면 모자와 물을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특히 대한다원은 차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구간이 있어 생각보다 걷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처음부터 서두르기보다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천천히 둘러보면 마지막까지 무리 없이 일정을 이어갈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한 장의 입장권으로 함께 둘러볼 수 있어 같은 날 묶어 이동하기 좋다.
- 선암사는 입장료가 없지만 주차장은 별도 요금이 있을 수 있어 방문 전 최신 안내를 확인한다.
- 주말에는 인기 식당에 대기가 생길 수 있어 점심시간보다 조금 앞서 이동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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