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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내성적인 사람이 유난히 많은 나라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도 옆 사람과 2m 이상 떨어져 서는 일이 흔하다. 도서관 열람실에서도, 사무실 복도에서도 사람들은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려 거리를 둔다. 이런 모습을 차갑거나 무뚝뚝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이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거리를 두는 행동은 무관심이 아니라 상대의 공간을 존중하는 태도에 가깝다.
지난 3월 발표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는 9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갤럽 세계여론조사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치 자료를 평균한 결과, 핀란드는 7.764점을 기록해 2위 아이슬란드(7.540점), 3위 덴마크(7.539점)를 앞섰다. 상위 20개국에는 핀란드,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노르딕 5개국이 포함됐다.
핀란드, 낯선 사람과 거리를 두는 비접촉 문화권
핀란드의 거리 두기는 오래전부터 다뤄진 주제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사람이 공간을 쓰는 방식을 연구하는 프록세믹스라는 분야가 나왔고, 여기서 문화는 접촉 문화권과 비접촉 문화권으로 나뉜다.
접촉 문화권은 몸의 접촉이 잦고 가까운 거리를 두며 눈 맞춤도 많은 반면, 비접촉 문화권은 거리를 두고 눈 맞춤이 적으며 목소리도 낮은 쪽에 가깝다. 남유럽·라틴아메리카·아랍권은 접촉 문화권으로, 북미·북유럽·아시아권은 비접촉 문화권으로 분류됐다. 핀란드는 북유럽 국가로서 비접촉 문화권에 속한다.
핀란드 사람들이 거리를 두는 데에는 날씨와 생활 방식이 함께 얽혀 있다. 추운 지역에서는 실내 생활이 길고, 낯선 사람과 불필요하게 가까워지는 일을 피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쉽다. 여기에 개인의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더해졌다. 그래서 핀란드에서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거나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일이 무례가 아니라, 상대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받아들여진다.
내성적인 것과 수줍은 것은 다르다
핀란드 사람을 둘러싼 오해 가운데 하나는 수줍음과 내성적인 성향을 같은 것으로 묶는 데서 비롯된다. 수줍음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으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것을 말하고, 내성적인 성향은 자극이 적은 환경을 편하게 느끼고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쪽이다.
핀란드는 내성적인 쪽에 가깝다. 핀란드 사람들도 사람들 앞에서 말하거나 활발하게 대화하는 일을 충분히 해낸다. 다만, 굳이 사교적으로 보이려 애쓰지 않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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