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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에 옷과 세면도구를 챙기면, 여행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여권과 항공권, 로밍 정보까지 확인하고도 현지에서 지켜야 할 예절은 출국 직전에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같은 손짓이나 자세도 나라마다 뜻이 다르고,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이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몸짓과 태도가 먼저 전달되는 만큼, 출발 전에 나라별 예절과 피해야 할 행동을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
오른손·왼손, 이슬람권과 인도에서 쓰임이 다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왼손을 부정한 손으로 여긴다. 화장실에서 뒤처리할 때 쓰는 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물건을 주고받거나 악수를 할 때, 식사를 할 때 왼손을 사용하면 실례로 받아들여진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지역 나라에서는 커피나 대추야자 같은 음식을 건네받을 때도 오른손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인도에서도 비슷한 관습이 남아 있다. 왼손은 개인위생과 관련된 손으로 여겨져 식사하거나 악수할 때,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손으로 음식을 먹는 식당이라면 손끝만 사용하고, 손바닥까지 음식을 묻히지 않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맨손으로 식사할 때 오른손을 쓰는 관습이 남아 있어,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묶어서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된다.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권 국가를 방문한다면, 평소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여행객에게 금식 의무는 없지만, 해가 떠 있는 동안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는 행동과 흡연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노출이 많은 옷차림이나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 공공장소에서 춤을 추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행동도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머리·발, 불교 문화권에서 조심해야 하는 몸의 부위
태국을 비롯한 불교 문화권 나라에서는 머리를 가장 높은 부위로 여긴다. 귀엽다는 이유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친근함을 표현하려고 상대방의 머리를 만지는 행동은 삼가는 게 좋다. 반대로 발은 가장 낮은 부위로 여겨진다. 발로 사람이나 물건, 불상을 가리키는 행동, 의자나 탁자 위에 발을 올리는 행동은 무례로 받아들여진다. 바닥에 앉을 때도 발바닥이 다른 사람이나 불상을 향하지 않도록 자세를 잡는 게 좋다.
사원을 둘러볼 때는 복장도 신경 써야 한다. 민소매나 반바지, 슬리퍼 차림은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차림을 준비해야 안내를 받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신발은 사원 건물 밖에 벗어두고 들어가는 게 규칙이다. 태국에서는 승려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목소리를 높여 다투는 행동도 이 지역에서는 좋지 않게 비친다. 체면을 지키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서, 문제가 생겼을 때 큰 소리로 항의하기보다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편이 상황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손동작 하나에도 나라마다 다른 뜻이 담겨있다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말아 만드는 오케이 사인은 한국과 일본, 미국, 서유럽에서는 좋다는 뜻으로 통한다. 하지만 브라질과 중동, 튀르키예, 아프리카 일부 나라에서는 성적인 모욕으로 읽힌다.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는 이 사인이 쓸모없는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V자 사인도 손등 방향에 따라 뜻이 갈린다. 손바닥을 바깥으로 향한 V자 사인은 유럽에서 승리를 뜻하지만, 손등을 바깥으로 향하게 하면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모욕하는 뜻으로 통한다. 그리스와 튀르키예 일부 지역에서는 손바닥을 펼쳐 상대에게 내미는 동작 자체가 욕으로 받아들여진다.
엄지를 세우는 동작 역시 나라마다 다르게 읽힌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좋다는 뜻으로 흔히 쓰이지만, 처음 가는 나라에서는 손동작보다 말과 표정으로 뜻을 전달하는 편이 안전하다.
신발·복장, 실내와 종교시설에서 지켜야 하는 매너
일본과 한국, 스칸디나비아 나라들, 튀르키예, 중동과 남아시아 여러 가정에서는 실내로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경우가 많다. 식당이나 마사지숍, 가정집 입구에 신발이 여러 켤레 놓여 있다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앞서 들어간 사람을 보고 따라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종교시설을 방문할 때는 신발과 함께 옷차림도 신경 써야 한다. 모스크나 사원, 사찰 대부분은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차림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입장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인도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포옹이나 입맞춤 같은 애정 표현을 좋지 않게 보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 스킨십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선물을 고를 때도 나라별 금기를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중국에서는 시계를 선물하면 장례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가 있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하게 여기는 문화 때문에 가죽 제품을 선물로 피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본에서는 여행지에서 가져온 작은 지역 특산품을 선물로 건네는 경우가 흔하다.
오늘의 여행 팁
- 이슬람권과 인도에서는 오른손으로 식사하고 물건을 건네는 게 기본이다.
- 불교 문화권에서는 머리를 만지지 않고 발로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지 않는다.
- 오케이 사인과 V자 사인은 나라마다 다른 뜻으로 읽히므로 사진 찍을 때 한 번 더 살핀다.
- 종교시설을 방문할 때는 신발과 옷차림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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