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기 많던 가족 휴양지였는데”… 5월 한 달 만에 관광객 51.2% 급감한 여행지
괌 해변 전경. / Bossa Art-shutterstock
괌 해변 전경. / Bossa Art-shutterstock

여름휴가를 앞두고 해외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항공권 가격과 숙소 위치를 먼저 따졌다면, 올해는 환율과 현지 결제 부담을 함께 계산하는 사람이 늘었다. 달러로 결제할 때 실제 원화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 카드 수수료까지 더하면 여행 경비가 어느 정도 늘어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런 분위기는 출국 통계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2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해외로 나간 국민 관광객 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한두 여행지에 그친 현상이 아니라 여러 휴양지에서 동시에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비수기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5월 해외 관광객 통계로 확인된 역성장

리조트가 보이는 괌 해변. / KTK_Creatives_stockphoto-shutterstock
리조트가 보이는 괌 해변. / KTK_Creatives_stockphoto-shutterstock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5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 해외 관광객은 234만345명으로, 전년 동월 239만1130명 대비 2.1% 줄었다. 올해 들어 매달 이어지던 증가세가 5월 들어 처음 꺾인 셈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격차가 컸다. 일본은 14.1%, 중국은 9.2% 늘며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괌은 51.2%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필리핀은 33.3%, 태국은 31.4%, 베트남은 20.7% 각각 줄었다. 감소가 집중된 곳은 대체로 가족 단위 여행객 비중이 높은 휴양지였다.

노선별로 다르게 나타난 공급과 수요

태국 방콕 사원 왓 아룬. / Anuchit kamsongmueang-shutterstock
태국 방콕 사원 왓 아룬. / Anuchit kamsongmueang-shutterstock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등록된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국제선 운항 실적을 견줘보면, 노선마다 감소 방식이 서로 달랐다.

괌 노선에서는 운항 편수가 1637편에서 1062편으로 35.1% 줄어, 여객 수 감소 폭인 28.6%(31만1626명→22만2602명)를 앞질렀다. 이 때문에 편당 평균 탑승객 수는 190.4명에서 209.6명으로 오히려 10.1% 늘었다. 항공편 편성이 통상 수개월 전에 확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사들이 수요 둔화를 미리 반영해 좌석 공급을 먼저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

방콕 노선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운항 편수는 4877편에서 4401편으로 9.8% 줄었지만, 여객 수는 121만 1787명에서 100만 5399명으로 17% 감소했다. 줄어든 폭은 여객 수가 더 컸다. 편당 평균 탑승객도 248.5명에서 228.4명으로 8.1% 줄어, 항공편 축소보다 실제 탑승 수요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났다. 다낭 노선은 운항 편수(16.1%↓)와 여객 수(15.1%↓)가 비슷한 속도로 함께 줄어, 편당 평균 탑승객은 201.0명에서 203.4명으로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괌을 찾던 발길이 뜸해진 자리에는 다른 여행지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미야코지마, 인도네시아 마나도를 찾는 예약이 부쩍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가족 단위 여행객 수요가 높은 휴양지 가운데 최근 일본 미야코지마, 인도네시아 마나도 등으로 예약이 옮겨가면서 괌을 찾는 발길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1500원 넘긴 환율, 여행 경비 부담으로

3일 오전 10시 47분 기준 달러 환율. / 네이버페이 증권
3일 오전 10시 47분 기준 달러 환율. / 네이버페이 증권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9원 오른 1555.8원에 마감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4일 1347.5원과 비교하면 200원 이상 오른 수치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여행지를 찾을수록 실제 지출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여행업계는 괌 노선의 감소 폭을 비수기 때문만으로 보지 않는다. 환율 상승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진 데다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판매 채널이 줄어든 점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괌 쇼핑 거점으로 통하던 DFS 갤러리아 괌 매장이 문을 닫았고 미국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특수 목적 방문 수요가 줄어든 점도 함께 거론된다.

이에 맞춰 괌관광청과 여행사들은 할인 행사와 가족 단위 여행객 대상 상품을 늘리고 있다. 모두투어는 7~9월 출발 상품을 예약한 고객에게 즉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고 있고, 롯데호텔 괌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과 렌터카를 묶은 상품을 내놨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할인 행사가 단기적인 수요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환율, 판매 채널, 대체 여행지 확대 같은 근본적인 요인이 풀리지 않는 한 본격적인 수요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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