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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을 찾으면 남아메리카 동남부 해안이 나온다. 대서양 쪽으로도, 태평양 쪽으로도 어느 방향이든 거리는 엇비슷하게 까마득하다. 그 지점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나라, 우루과이가 있다. 서울에서 수도 몬테비데오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만 9604㎞로,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다.
아르헨티나가 한국 반대편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대척점은 중국 쪽에 가깝다. 한반도에서 지구 중심을 지나 반대편으로 나오면, 우루과이와 브라질 남부 일부 지역에 닿는다. 진도군과 신안군 서쪽 섬 지역의 대척점은 우루과이 동부 영토 안에 찍히고, 마라도의 대척점도 우루과이 동부의 한 소도시 인근에 해당한다. 수도 몬테비데오의 대척점은 전남 신안군 홍도 서북쪽 약 100㎞ 해상이다.
한국과 정반대로 돌아가는 시간
우루과이는 UTC-3 시간대를 사용한다. 한국(UTC+9)과는 12시간 차이가 나며, 밤낮이 완전히 뒤집힌다. 한국이 오전 9시라면, 우루과이는 전날 오후 9시다. 화상 통화나 업무 연락을 하려면, 한쪽이 반드시 야간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계절도 반대다. 우루과이는 남반구에 위치해 있어 북반구인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로 돌아간다. 한국에서 7~8월이 한여름이라면, 우루과이에서는 이 시기가 한겨울이다. 반대로 우루과이의 여름은 12월~2월로, 한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는 시기에 우루과이에서는 해변 피서철이 절정에 달한다. 연간 기온은 온화한 편으로, 가장 추운 달인 6~7월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은 드물고, 여름 최고 기온도 극단적으로 높지 않다.
두 나라는 서로 거리가 멀지만, 외교 관계는 1964년 수립됐다. 한국은 몬테비데오에 상주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루과이는 서울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수교 이후 양국은 문화 협정, 무역 협정, 경제·과학기술협력 협정, 사증면제 협정 등을 차례로 체결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우루과이 수출 품목은 자동차 부품, 자동차, 강판 등이며, 우루과이에서는 목재류, 쇠고기, 양모 등을 수입한다. 교역 규모는 양방향 합산 약 2억 8000만 달러(약 4307억 원)다.
한국과 닮은 점, 다른 점
우루과이의 국토 면적은 17만 6000㎢로 남한의 약 1.8배지만, 인구는 약 350만 명으로 부산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 한 곳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서울 집중 현상과 겹쳐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우루과이의 2023년 민주주의 지수는 8.91점으로 세계 11위를 기록했는데, 같은 해 한국과 일본보다 높은 순위다. 국제 투명성 기구 기준, 라틴아메리카에서 부패가 가장 적은 나라 중 하나로도 꼽힌다. 소득 수준도 남미에서 독보적으로 높아, 1인당 GDP는 2023년 기준 2만 1656달러(약 3331만 원)로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높다.
지형도 한국과 완전히 다르다. 국토 대부분이 낮고 완만한 초원 지대로, 높은 산맥이 없고 열대우림도 없다. 팜파스 지대의 연장선으로 드넓은 평원과 완만한 구릉이 이어진다. 소와 양 떼가 초원을 가득 채우는 풍경이 국토 곳곳에 펼쳐지며, 우루과이는 이 축산업을 토대로 질 좋은 쇠고기와 양모를 세계에 공급하는 나라로 자리 잡았다.
한국과는 다른 문화와 생활
우루과이에서는 마테(Mate)를 흔히 볼 수 있다. 호리병박에 허브를 채운 뒤 금속 빨대로 마시는 음료로, 현지인들은 보온병과 함께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와 카페, 공원 어디서나 마테를 손에 든 사람을 볼 수 있다.
식사 문화도 한국과 다른 점이 많다. 저녁 식사 시작 시간이 오후 9~10시로 늦은 편이고, 모임 자리에는 아사도가 자주 오른다. 소의 여러 부위를 숯불이나 철판 위에서 직접 굽는 바비큐 방식으로, 한국의 삼겹살처럼 가족과 지인이 모이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주한 우루과이 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우루과이를 방문한 한국 국무총리에게 당시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에서 직접 아사도를 대접했을 정도로 외빈 접대 자리에도 자주 등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축제로 알려진 카니발도 우루과이의 고유한 문화 행사다. 1월 말에 시작해 3월 초에 끝나며, 총 40일간 이어진다. 아프리카 노예 문화에서 비롯된 칸돔베(Candombe) 타악기 리듬이 중심을 이루며, 이 시기 우루과이는 현지 여름이 절정인 시기다.
한국에서 우루과이까지 가려면
직항편은 없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마드리드, 상파울루,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며, 환승 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총 31~32시간 이상이 걸린다. 주 공항은 몬테비데오 카라스코 국제공항으로, 시내까지 택시나 우버로 약 30분 거리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사증면제 협정이 체결돼 있어, 관광 목적으로는 별도의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현지 공용어는 스페인어며, 관광지 일부를 제외하면 영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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