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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흔들리고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우려도 함께 커졌다.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여객 수요 회복을 준비하던 시점에 항공유 가격 부담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연료비 비중이 높아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항공기를 띄우는 데 드는 유류비가 전체 운영비의 30% 안팎을 차지하고,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상당 부분도 달러로 결제된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 항공사가 감당해야 할 운항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에 흔들리는 국제유가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주요 수송로다. 이 해협의 통행이 제한되면 원유 수송에 차질이 생기고, 다른 노선으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8일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추가 타격했다. 전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 소형 선박과 군사시설을 겨냥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군사 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보복 공격을 벌이면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종전 양해각서 파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무력 충돌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원유 시장에 반영됐다.
이 여파로 8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2% 오른 배럴당 78달러 2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도 4.4% 오른 배럴당 73달러 52센트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6월 중하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낮아진 유류할증료, 가을 이후 다시 오를 가능성
항공권 가격에 붙는 유류할증료는 당분간 낮아진 수준을 유지한다.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16일~6월 15일까지 갤런당 338달러 30센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3단계 가운데 19단계가 적용된다.
이는 6월 27단계보다 8단계 낮고,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5월 33단계보다 14단계 내려간 수치다. 8월 발권 국내선 편도 유류할증료도 기존 2만 4200원에서 1만 6500원으로 낮아졌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유 평균 가격을 한두 달 뒤 항공권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당장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동 긴장이 길어지고 항공유 가격 상승분이 산정 기간에 반영되면 오는 9월~10월 발권분부터 유류할증료가 다시 오를 수 있다.
유가 상승 부담 커지는 저비용 항공사
항공업계는 7~8월 여름 휴가철까지는 예약 수요와 낮아진 유류할증료 덕분에 실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발권된 항공권이 많고, 성수기 여행 수요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9월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에 유가 상승분까지 비용에 반영되면 항공사 수익성은 압박을 받는다.
저비용 항공사는 이 부담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대형 항공사는 항공유를 미리 확보하거나 유가 변동에 대비한 금융 상품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지만, 자금 여력이 작은 저비용 항공사는 같은 대응이 쉽지 않다.
2분기 실적 부담 커진 주요 항공사
항공사들의 실적 부담은 이미 전망치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대한항공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6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적자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3270억 원, 제주항공은 995억 원, 트리니티항공은 12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는 여행 수요가 비교적 줄어드는 시기지만, 예상 적자 규모가 커 하반기 실적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문제는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 같은 운항을 해도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항공업계는 이미 비용 절감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유류비와 리스료처럼 줄이기 어려운 고정 비용이 큰 만큼, 유가와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하반기 수익성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
중동 공역 제한에 두바이 노선도 차질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원유 수송뿐 아니라 항공 노선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중동 일대 공역 제한이 이어지면 항공사는 승객 안전을 위해 해당 지역을 지나는 노선을 줄이거나 운항을 멈출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마찰로 공역 제한 조치가 내려지자 인천~두바이 노선의 운항 중단 기간을 8월 2일까지 연장했다. 두바이는 중동을 찾는 여행객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로 향하는 환승 수요도 많은 공항이다.
운항 중단이 길어지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환승 수요를 놓칠 수 있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려던 승객이 다른 항공사나 다른 경유지로 이동하면 탑승률에도 부담이 생긴다.
늦은 휴가와 가을 출장 앞둔 여행객 확인 사항
여름 이후 늦은 휴가나 가을 해외 출장을 준비한다면 항공권 발권 시점을 먼저 봐야 한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예매와 결제를 마친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오는 9월 이후 출국 일정이라도 7월에 항공권을 발권하면 현재 기준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수 있다. 여행 일정이 정해졌다면 결제를 미루지 않는 편이 항공권 총액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노선은 운항 정보 확인도 중요하다. 중동 공역 상황에 따라 항로가 바뀌거나 비행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결항과 지연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출발 전에는 항공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예약 정보에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정확히 등록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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