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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여행지를 알아보다 보면 추천 목적지 목록에서 낯선 이름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남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이스터섬이다. 지도를 확대해도 주변에 육지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외딴곳에 있어, 처음 이름을 접하는 사람들은 이런 섬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스터섬은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 정도인 163.6㎢ 크기의 섬이다. 한 해 10만 명 안팎이 찾는 이곳은 거대한 얼굴 석상 모아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스터섬, 산티아고 경유해서 닿는 절해고도
이스터섬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프랑스령 타히티를 거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거쳐 마타베리 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타히티에서 이스터섬으로 가는 직항편은 화요일에만 운항해 일정을 짤 때 요일을 맞춰야 한다.
산티아고 노선은 매일 운항편이 있어 비교적 이동이 수월하다. 현지 화폐는 칠레페소이며 미국 달러도 쓸 수 있지만, 페소로 결제하는 편이 더 낫다.
900여 개의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해진 이스터 섬
섬 곳곳에 세워진 모아이 석상은 크기가 수 미터에 달하며 개수는 약 900개에 이른다. 7세기부터 1000년 가까이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전설에 따르면 섬에 처음 도착한 호투 마투아 왕이 사망한 뒤 그를 따르던 부족들이 갈라지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석상 제작이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대부분의 모아이는 화산 라노 라라쿠 채석장에서 깎아낸 뒤 섬 각지로 옮겨졌다.
석상을 어떻게 운반했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섬에는 밧줄로 쓸 목재조차 없어, 외계인이 만든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다. 섬에는 밧줄로 쓸 만한 목재도 부족해 외계인이 만든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왔다. 이후 석상이 만들어진 시기의 지층에서 야자수 꽃가루가 발견되면서 나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힘을 얻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모아이 석상을 밧줄로 묶은 뒤, 양옆에서 번갈아 당겨 뒤뚱거리듯 걷게 했다는 가설도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실험에서는 이 방식으로 4.4톤짜리 석상을 1시간에 100m가량 옮기는 데 성공했다.
다만, 90톤이 넘는 석상까지 같은 방식으로 옮겼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모아이 대부분은 바다를 등지고 육지를 바라보지만, 1500년경 외부에서 섬을 찾아온 모험가 7명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석상 7개만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라파누이 국립공원 관람법과 항가로아
섬 대부분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라파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보호 구역은 섬 전체 면적의 약 44%에 걸쳐 해안과 채석장, 석상이 모인 의식 장소를 둘러싸는 형태다. 2017년 12월부터는 칠레 정부의 위임을 받아 원주민 공동체 마우 헤누아가 공원 관리를 맡고 있으며, 온라인 또는 항가로아 현지 매표소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하면 첫 입장일부터 10일간 대부분의 유적지를 오갈 수 있다.
섬에서 가장 큰 제단 위에 15구가 늘어선 아후 통가리키는 1994년 고고학자 클라우디오 크리스티노가 일본 크레인 제조사 타다노의 도움을 받아 쓰러졌던 석상을 다시 세운 곳이다. 모래사장에 자리한 아나케나 해변의 모아이는 오랫동안 모래에 묻혀 있던 덕분에 풍화가 적어, 등에 새겨진 돌고래·새 문양까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섬의 유일한 마을인 항가로아에는 소규모 게스트하우스와 숙소가 모여 있어 유적지를 오가며 머물기 좋다. 마을 상점과 노점에서는 생선 요리와 감자, 고구마를 곁들인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종교 명절에는 주민들이 땅속에서 음식을 익히는 우무 타오 방식으로 요리를 나눠 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라파누이어를 쓰는 주민은 3000명 안팎으로 남아 있다. 방문객들은 보통 오전 일찍 유적지 투어를 마친 뒤 오후 늦게 항가로아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일정으로 섬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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