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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는 어디일까. 보통은 소말리아나 남수단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2024년 IMF 통계 기준 189개국 가운데 1인당 GDP 최하위를 기록한 곳은 아프리카 중동부의 내륙 소국 '부룬디'다.
부룬디의 면적은 약 2만 4000㎢로, 한국의 경상도와 비슷한 크기다. 수도는 기테가이며,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탄자니아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깊은 탕가니카 호수와 접해 있다.
인구 대부분은 고원 지대 농촌에 흩어져 살고 있으며, 하루 임금은 평균 700원 수준이다. 한 가구당 평균 다섯 명 안팎의 자녀를 두는 이 나라에서, 그 700원은 가족 모두가 나눠 써야 할 하루 생활비다.
부룬디,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
1962년 부룬디가 벨기에로부터 독립할 당시 1인당 GDP는 약 74달러였다. 1986년에는 238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경제가 다시 내려앉았다. 2023년에는 193달러를 기록했는데, 독립 후 60년이 넘은 지금도 1980년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부룬디가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복되는 내전 때문이다.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후투족과 14%인 투치족의 갈등은 벨기에 식민통치 이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1965년, 1972년, 1988년, 1994년에 각각 인종학살과 내전이 벌어졌고, 1993년부터 2005년까지는 장기 내전이 이어졌다.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고, 수십만 명이 국외로 탈출해 난민이 됐다. 2015년에는 쿠데타 시도까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농경지와 인프라가 황폐화됐고, 빈곤층 비율은 인구의 50% 이상으로 올라섰다.
지리적 조건도 발목을 잡는다. 바다에 접하지 않은 내륙국인 데다 주변국의 치안도 불안해, 수출입 물류비용이 높다. 국민총생산(GN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5% 미만이고, 인구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한다. 니켈, 코발트, 구리, 백금 등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채산성 평가가 이뤄진 광물은 없다. 부룬디 수출품의 절반은 광물이고, 나머지 절반은 커피와 차(茶)다. 특히 부룬디 커피는 유럽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내전 후 치안 공백, 정상적인 관광이 불가능한 이유
2005년 평화 협정 이후 부룬디 정부는 내전에 참여했던 군인들을 해산시켰다. 문제는 이들에게 여비만 쥐어주고 고향으로 돌려보낸 것이었다. 생계를 잃은 전역병 상당수가 무기를 든 채 강도단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시장 인근에서는 이들과 경찰 사이의 총격전이 지금도 벌어진다.
이웃 나라인 르완다와 탄자니아는 관광 산업이 활발하지만, 같은 아프리카 내륙에 있는 부룬디는 기반 시설과 치안 문제로 정상적인 관광이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부줌부라 공항 또는 육상 국경에서 도착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는 옛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부줌부라를 제외한 전 지역을 출국 권고 지역으로 지정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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