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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지난 25일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2021년 먼저 이름을 올린 서천과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에 여수와 고흥, 무안, 서산이 더해지면서 세계자연유산 구역도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으로 넓어졌다.
바닷물이 빠진 뒤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조개와 낙지를 캐며 살아온 생활 터전이다. 넓은 펄에는 농게와 칠게, 낙지, 꼬막이 살아가고 먼 거리를 날아온 철새도 먹이를 찾으며 쉬어간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될 때마다 물길과 펄의 모습이 달라져 모래사장과는 다른 해안 풍경을 볼 수 있다.
지역마다 펄의 질감과 물길, 살아가는 생물이 달라 여러 갯벌을 차례로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철새가 내려앉고 갯벌 생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국내 해안 지역 4곳을 소개한다.
1.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쉬어가는 '충남 서산 가로림만'
충남 서산시 대산읍 가로림만은 육지에서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드문 해안이다. 물이 빠지면 점박이물범 무리가 모래톱 위로 올라와 몸을 쉬거나 바다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로림만에는 흰발농게와 상괭이 등 보호가 필요한 생물도 함께 살아간다.
썰물 시간에 맞춰 웅도로 들어가면 섬 주변으로 넓게 드러난 갯벌과 구불구불한 물길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기 전에 이동해야 하므로 방문 전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가까운 지곡면 중리어촌체험마을에서는 바지락 캐기와 낚시 체험을 운영한다. 아이들과 갯벌 생물을 관찰하고 직접 조개를 캐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꾸준히 찾는다.
2. 트랙터 타고 바다 한가운데 들어가는 '전북 고창 갯벌'
전북 고창군 심원면 곰소만 일대는 2021년 ‘한국의 갯벌’ 1단계 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진흙과 모래가 섞인 갯벌은 발이 깊게 빠지는 구간이 많지 않아 비교적 걷기 편하며, 바닷물이 빠지면 넓은 펄과 물길이 해안선을 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갯벌의 퇴적층에는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는 저서규조류가 풍부하게 자란다. 갯벌은 바닷속 탄소를 흡수해 퇴적층에 저장하는 블루카본 생태계로도 알려져 있다. 검은머리물떼새와 황새가 먹이를 찾아 날아들고, 모래와 진흙이 만나는 곳에서는 범게가 굴을 파고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인근 하전마을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바지락 산지다. 마을에서는 트랙터가 끄는 갯벌 체험 차량을 타고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지락 채취장까지 들어간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을 달리는 동안 넓게 펼쳐진 곰소만을 바라볼 수 있고, 체험장에 도착한 뒤에는 호미로 펄을 파고 직접 바지락을 캐볼 수 있다.
3. 고운 펄 위로 수만 마리 철새가 내려앉는 '전남 신안'
전남 신안 갯벌은 고창과 함께 2021년 '한국의 갯벌' 1단계 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갯벌을 품은 지역으로,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들어올수록 거친 모래가 줄어들고 발이 깊게 빠지는 고운 펄이 나타난다.
진흙 아래에는 달랑게와 짱뚱어, 낙지, 갯지렁이 등이 굴을 파고 살아간다. 썰물이 시작되면 갯벌 곳곳에 작은 구멍이 드러나고, 짱뚱어가 펄 위를 뛰어다니거나 게가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신안 갯벌은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가 먹이를 먹고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알락꼬리마도요와 붉은어깨도요, 노랑부리백로 등이 갯벌로 내려와 긴 부리로 펄을 파며 먹이를 찾는다. 철새가 많이 찾아오는 시기에는 수많은 새가 넓은 갯벌 위에 모여 앉거나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4. 섬 사이 굽은 물길 따라 펼쳐지는 '여수 갯벌'
여수 갯벌은 섬과 만이 이어지는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다. 해안선이 굽이져 있어 바깥에서 밀려온 파도는 안쪽으로 들어오며 잦아들고, 바닷물에 섞인 고운 흙은 오랜 시간 바닥에 쌓여 부드러운 펄을 만든다.
썰물이 시작되면 섬과 육지 사이로 물길이 나타나고,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는 넓은 진흙밭이 이어진다. 펄 속에는 조개류와 게, 갯지렁이가 살고 있으며 어린 물고기도 이곳에서 먹이를 찾는다. 철새는 물이 빠진 시간에 맞춰 갯벌로 내려와 작은 생물을 잡아먹으며 쉬어간다.
갯벌을 오래 지키기 위해 방문객이 지켜야 할 약속
갯벌을 찾을 때는 가져온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모두 되가져가야 한다. 페트병과 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이 바다로 들어가면 갯벌 생물이 먹이로 착각하거나 몸에 걸릴 수 있으며, 먹이를 찾아 내려온 철새도 다칠 수 있다.
조개와 낙지 등 수산물은 허용된 체험 구역에서만 채취해야 한다. 보호구역에 들어가거나 갯벌을 무분별하게 파헤치면 생물이 살아가는 굴과 산란지가 훼손될 수 있다. 철새를 발견했을 때도 가까이 다가가거나 큰 소리를 내지 말고 거리를 둔 채 바라봐야 한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사용한 장갑과 도구, 음식 포장지를 빠짐없이 챙기고 물때에 맞춰 안전하게 나와야 한다. 방문객이 기본적인 이용 수칙을 지킬 때 갯벌과 주민들의 생활 공간도 함께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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