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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는 공기 중에서 쌓인 전기가 한 번에 방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위로 빠르게 올라가다 찬 공기와 부딪히면 구름 속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서로 부딪히고, 이 과정에서 전기가 쌓인다. 쌓인 전기가 한계를 넘으면 구름과 구름 사이, 혹은 구름과 땅 사이로 번쩍이는 빛이 터져 나온다.
그런데 번개가 극단적으로 많이 치는 곳이 있다.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 서쪽에 있는 마라카이보 호수다. 이 호수 남쪽 끝, 카타툼보강이 흘러드는 자리에서는 해가 지고 나면 거의 매일 밤 번개가 나타난다.
마라카이보 호수,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많이 치는 곳
마라카이보 호수 하구에서는 해가 진 뒤 분당 28번 번개가 치고, 이런 상태가 하루 최대 9시간 이어진다. 1년 가까이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되풀이돼 카타툼보 번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사 기관마다 집계한 수치는 조금씩 다르다. 영국 항공안전기구 스카이브레리는 이 번개가 1년에 140일에서 160일 밤 나타나고, 하루 최대 10시간, 시간당 최대 280번 발생한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멘탈플로스가 나사 위성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열대강우관측위성(TRMM)의 번개 감지 장비가 수집한 기록에서 이 호수 일대는 세계에서 번개가 가장 잦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제곱킬로미터당 연평균 번개 발생 횟수는 232.52회이며, 1년 중 평균 260일 밤에 주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 번개가 나타난다.
산·바다 바람이 매일 번개구름 만들어
이렇게 번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호수를 둘러싼 지형에 있다고 나사는 설명한다. 호수의 세 방향은 시에라데페리하산맥과 안데스산맥의 일부인 메리다산맥에 막혀 있으며, 북쪽만 좁은 통로를 통해 베네수엘라만과 이어진다.
이 통로로 카리브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들어오고, 낮 동안 강한 햇빛을 받은 호수에서는 많은 수분이 증발한다. 해가 지면 산 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내려와 데워진 공기를 밀어 올리고, 이 과정에서 뭉게구름이 만들어지면서 정전기가 쌓였다가 한 번에 방출된다.
2015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연구자 앙헬 무뇨스는 이 호수 위로 기상관측용 풍선을 띄워 수분을 머금은 공기가 얼마나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지 확인했고, 번개가 워낙 자주 나타나 주변이 계속 밝게 보일 정도라고 전했다. 나사 자료에 따르면, 10분간 카타툼보 번개에서 나오는 전력량은 남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밝힐 수 있을 정도다. 번개가 한 번 방전할 때 나오는 전력도 전구 1억 개를 동시에 켤 수 있는 양으로 전해졌다.
번개는 해마다 같은 빈도와 세기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2010년 1월부터 3월까지는 가뭄으로 번개가 멈추면서 현상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2015년에도 1월부터 3월까지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번개가 한동안 관측되지 않았다. 해마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번개가 나타나는 횟수와 강도에도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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