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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네바다 사막의 한낮 기온은 쉽게 40도를 넘나든다. 그 열기 속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야 닿는 외딴 구역 하나가 반세기 넘게 세계의 시선을 끌어왔다.
정식 명칭조차 오랫동안 공식 확인되지 않았던 이 장소는, 지도 위에서도 표기되지 않은 채 존재해 왔다. 51구역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 비밀 기지의 시작 '51구역'
51구역의 정식 명칭은 호메이 공항(Homey Airport, ICAO: KXTA), 또는 그룸 레이크 공군기지다. 1955년 록히드 U-2 정찰기를 네바다주로 처음 보내면서 설립이 시작됐고, 이후 신무기 개발과 시험을 위한 비밀 기지로 건설이 이뤄졌다.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2배에 가까우며, 시설 상당 부분이 지하에 있어 인공위성으로 촬영해도 규모나 정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설립 초기 51구역은 미국 국방부가 아닌 중앙정보국(CIA) 소관 구역이었다.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첨단 정찰기와 신무기 개발 보안을 지키는 일은 국가 차원의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고, 이 때문에 정부는 해당 구역에 대해 오랫동안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미국 정부가 작성한 지도에도 51구역은 표기되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가 수십 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2013년 6월, 미국 중앙정보국 355페이지 분량의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는 처음으로 해당 지역의 실체를 인정했고, 그동안 추측에 머물렀던 51구역의 용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외계인 음모론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51구역이 지구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로 꼽히는 이유는 UFO 목격담이다. 추락한 비행체 잔해가 이곳으로 옮겨져 연구되고 있다는 설, 로즈웰 사건과 관련됐다는 설, '그레이 외계인'으로 불리는 존재가 있다는 설 등 다양한 추측이 오랫동안 떠돌았다.
음모론을 키운 또 다른 소재는 구글 어스 위성 사진이었다. 한때 기지 주변에서 기묘한 기하학 무늬가 포착됐고, 이는 곧 외계 시설이라는 추측으로 번졌다. 다만 해당 무늬는 곧장 사라졌으며, 전쟁 항공 사진 등과 비교하면 지대공 미사일 운용 때 쓰이는 전투 대형과 비슷한 배치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2011년 출간된 책 'Area 51'의 저자 애니 제이콥슨은 다수 인터뷰를 토대로, 외계인 음모론이 군부가 신무기 실험을 신비주의로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이야기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주장 역시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된 것은 아니며, 정부가 굳이 외계인 소문을 퍼뜨릴 경우 오히려 기지 존재 자체가 부각돼 소련 등 경쟁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된다.
51구역 실체, 스텔스기 시험장
CIA 기밀문서 해제 이후 확인된 51구역의 실제 기능은 냉전 시기부터 사용된 최신예 항공기와 무기의 시험장이다. 록히드 U-2 고고도 정찰기, SR-71 블랙버드 초음속 정찰기,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 폭격기 등이 이곳에서 시험 비행을 거쳤으며, 비교적 최근에는 F-22 개발과 시험에도 51구역이 활용됐다.
기지를 담당했던 과학자들은 이곳이 설립 당시부터 연구 시설이었다고 설명하며, 외계인 관련 소문을 부인하고 있다. 정부 역시 UFO 목격담에 대해 U-2기가 비행할 때 햇빛이 반사되면서 주변 주민들이 착각한 현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접근조차 금지된 통제구역
실체가 공개된 지금도 51구역은 출입과 접근이 금지된 구역이다. 경고를 무시하고 진입할 경우 체포되거나 발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촬영 또한 금지돼 취재 허가 요청도 대부분 거절된다. 다만, 기지 경계의 경고 표지판 앞 정도는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공 또한 비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인근을 지나는 항공기들도 이 구역만큼은 우회한다. 기지 외곽 경비는 민간 군사기업(PMC) 인력이 맡고, 기지 근방과 내부는 미국 공군 및 군사경찰이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51구역에 대한 세부 정보는 150년 뒤 공개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정확한 진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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