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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마다 세종시 신도시와 조치원읍을 오가는 도로에는 차량이 몰린다. 정체된 차들 옆으로 붉게 칠해진 BRT 전용차로가 길게 놓여 있지만 정작 급행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일반 차량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데 전용차로는 비어 있는 시간이 많아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신도시와 조치원을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든 BRT 노선이지만 도로 개통 이후에도 운행은 시작되지 않았다. 전용차로까지 만들어 놓고도 정류장과 관련 시설을 갖추지 못하면서 시민들은 2년 넘게 BRT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1400억 원 들였지만 BRT는 달리지 않는 세종시 출퇴근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 신도시와 조치원을 잇는 4.9km 구간의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기존 도로를 왕복 6~8차선으로 넓혔다. 전체 사업에는 약 1400억 원이 들어갔고, 도로 중앙에는 BRT가 다닐 수 있도록 양방향 전용차로도 따로 만들었다. 공사는 2024년 4월 끝났지만 정작 BRT 운행은 시작되지 않았다.
버스를 세울 정류장과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는 이미 완성됐지만 BRT를 실제로 운행하기 위한 시설 공사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붉은색 전용차로는 대부분 비어 있는 상태로 남았다. 일부 구간을 시내버스가 이용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급행버스 노선은 아직 운행하지 않고 있다.
도로 확장 공사가 끝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류장 설치비 17억 원 못 마련해 멈춰 선 BRT
BRT가 아직 운행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류장 설치에 들어갈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로 공사가 끝난 뒤에는 승객이 버스를 타고 내릴 정류장과 횡단보도, 안전시설 등을 설치해야 했지만 세종시가 부담해야 할 사업비 약 17억 원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후속 공사도 시작하지 못했다.
문제는 지방비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행복청이 마련해 둔 국비 14억 원도 함께 묶였다는 점이다. 세종시는 올해 본예산과 1차 추가경정예산에 정류장 설치비를 반영하려 했지만 다른 사업에 밀리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도로와 BRT 전용차로는 이미 만들어졌지만 정류장이 없는 탓에 국비도 집행하지 못하고, 버스 운행 역시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시설비 마련해도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가 또 다른 부담
정류장 설치비 17억 원을 확보해 시설 공사를 마치더라도 BRT 운행이 곧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조치원 노선을 제대로 운행하려면 전용 차량 최소 15대를 새로 마련해야 하고, 버스 기사 인건비와 차량 정비비 등을 포함하면 해마다 약 40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간다.
세종시 입장에서는 한 번에 끝나는 시설비보다 매년 계속 지출해야 하는 운영비가 더 큰 부담이다. 정류장을 짓고 차량을 구입한 뒤에도 버스를 운행하는 동안에는 인건비와 유지비가 계속 들어가기 때문이다.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40억 원 안팎의 예산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만큼, 정류장 설치가 끝나더라도 실제 BRT 운행까지는 운영비 확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매일 아침 정체 겪는 시민들이 바라보는 텅 빈 차선
조치원읍에서 신도시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아침마다 차량이 몰리는 도로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정체된 일반 차로 바로 옆에는 붉은색으로 칠한 BRT 전용차로가 있지만 정작 버스가 다니지 않아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 도로는 이미 만들어졌는데 급행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2년 넘게 계속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학생과 노약자는 불편이 더 크다. 기존 시내버스를 타면 여러 정류장을 거쳐야 해 조치원과 신도시를 오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BRT가 운행되면 전용차로를 이용해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정류장 설치와 운영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아직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내년 하반기 운행 목표라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자금 확보
세종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정류장과 안전시설 설치를 마치고, 이르면 하반기부터 BRT 운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대로 예산이 확보되고 공사가 진행되면 오랫동안 비어 있던 전용차로에도 급행버스가 다니게 된다. 다만 실제 운행 시점은 예산 확보 여부에 달려 있어 아직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류장 설치비는 앞선 예산 심사에서도 여러 차례 반영되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사업비가 확보되지 않으면 시설 공사가 다시 늦어지고, 자연스럽게 하반기로 잡아둔 BRT 운행 시기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차량 구입과 해마다 들어가는 운영비까지 마련해야 해 정류장 공사만 끝낸다고 바로 버스를 투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내년 하반기 운행이라는 일정은 정류장 설치비부터 차량 구입비와 운영비까지 예산이 계획대로 마련돼야 가능하다. 도로 개통 후 2년 넘게 비어 있던 BRT 전용차로에 실제 급행버스가 언제 들어설지는 앞으로 진행될 예산 편성과 후속 공사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반복되는 세금 낭비 막으려면 공사 전 운영 계획부터 세워야
대규모 도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공사비뿐 아니라 완공 뒤 실제로 시설을 어떻게 운영할지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도로와 전용차로를 먼저 만들어 놓고 정류장 설치비와 차량 구입비, 해마다 들어가는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시설만 오랜 기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BRT처럼 도로 공사가 끝난 뒤 후속 예산 문제로 운행이 늦어지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건설비와 운영비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세종시와 시의회도 조치원과 신도시를 오가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정류장 설치와 차량 도입에 들어갈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 해 예산을 편성할 때 정류장 공사비만 따로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차량 구입비와 이후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까지 함께 검토해야 또다시 운행 시기가 미뤄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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