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만 문 엽니다…" 대한제국 황실 생활공간까지 둘러보는 100분 가을 야간 프로그램
덕수궁 전각들과 서울 도심 빌딩 야경이 어우러진 밤 풍경. / 비짓서울
덕수궁 전각들과 서울 도심 빌딩 야경이 어우러진 밤 풍경. / 비짓서울

가을이 시작되면 덕수궁에서는 저녁 시간대에만 참여할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이 열린다. 해가 지고 석조전에 조명이 켜지면 낮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데, '밤의 석조전'은 해설과 함께 건물 안을 살펴본 뒤 테라스에서 음료와 다과를 즐기고 공연까지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며 오후 6시, 오후 6시 40분, 오후 7시 15분에 각각 시작한다. 한 회차는 약 90분 동안 이어지고, 정해진 인원만 해설사와 함께 입장할 수 있어 예매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평소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석조전 내부를 밤에 둘러보는 시간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집무실이자 서양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석조전 야경 외관. / 한국관광공사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집무실이자 서양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석조전 야경 외관. / 한국관광공사

'밤의 석조'은 해설사와 함께 석조전 내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석조전은 전각 중심의 궁궐 건축과 달리 서양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대한제국 시기 고종 황제가 머물며 업무를 보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공간이다. 현재는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요 전시 공간은 정해진 관람 방식에 따라 둘러볼 수 있다.

황실 가구, 화려한 실내 장식이 당시 모습대로 복원된 석조전 내부 공간. / 국가유산진흥원
황실 가구, 화려한 실내 장식이 당시 모습대로 복원된 석조전 내부 공간. / 국가유산진흥원

해가 지고 실내 조명이 켜지면 석조전은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중앙 홀에서 출발해 황제의 침실과 서재, 황후의 거실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각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해설로 듣는다.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와 당시 모습을 살려 배치한 가구, 복원된 실내 장식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면 대한제국 황실이 이곳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고종 황제가 즐겨 마셨던 가배와 디저트를 맛보는 테라스 카페

석조전 2층 테라스에서 가배와 다과를 즐기며 덕수궁의 밤 정취를 느끼는 다과 체험. / 국가유산진흥원
석조전 2층 테라스에서 가배와 다과를 즐기며 덕수궁의 밤 정취를 느끼는 다과 체험. / 국가유산진흥원

석조전 내부를 둘러본 뒤에는 2층 테라스로 자리를 옮겨 음료와 다과를 즐기는 시간이 마련된다. 고종 황제가 즐겨 마셨다고 알려진 커피를 떠올리며 준비한 가배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으며,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밤의 덕수궁 풍경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다과는 3가지가 제공되며 음료는 따뜻한 가배와 차가운 가배, 온차와 냉차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테라스에서는 조명이 켜진 궁궐과 덕수궁 밖 서울 도심의 불빛이 함께 보여 낮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정해진 좌석에 앉아 차와 디저트를 먹으며 잠시 쉬는 시간이 포함돼 있어, 석조전 내부 관람 뒤 여유롭게 밤의 고궁을 바라볼 수 있다.

접견실에서 만나는 창작 뮤지컬과 개화기 소품으로 남기는 인생궁컷

황제가 귀빈을 맞이하던 석조전 접견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밤의 석조전' 창작 뮤지컬 공연. / 국가유산진흥원
황제가 귀빈을 맞이하던 석조전 접견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밤의 석조전' 창작 뮤지컬 공연. / 국가유산진흥원

테라스에서 음료와 다과를 즐긴 뒤에는 다시 석조전 안으로 들어가 접견실로 이동한다. 대한제국 시기 황제가 귀빈을 맞이하던 공간으로, 밤의 석조전에서는 이곳을 무대로 짧은 창작 뮤지컬이 펼쳐진다. 

공연이 끝나면 마지막 순서인 '인생궁컷' 촬영이 기다린다. 행사장에 마련된 셀프 포토박스에는 개화기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는 모자와 장갑, 양산 등의 소품이 준비돼 있어 원하는 소품을 골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석조전에서 보낸 가을밤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으며, 촬영한 사진은 즉석에서 인화해 가져갈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외신기자가 돼 취재하는 외국공사 접견례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 행사. / 국가유산진흥원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 행사. / 국가유산진흥원

덕수궁에서는 가을마다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도 열린다. 고종 황제가 각국 외교관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연회를 열었던 당시 모습을 체험 형식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다. 배우들의 연기를 객석에서 지켜보고 관람객도 행사 안으로 들어가 역할을 맡아 함께 참여한다.

참가자는 대한제국에 파견된 '외신 기자단'이 돼 기자 신분증을 목에 걸고 덕수궁 곳곳을 돌아다닌다. 고종과 외국공사의 접견 장면을 살펴보고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와 여러 정보를 모으면서 당시 기자처럼 취재를 진행한다. 접견 과정에서는 대한제국이 외국과 어떤 관계를 맺으려 했는지, 당시 궁궐에서 외교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열렸는지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8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예매권 추첨 응모 방법과 티켓 가격

석조전, 푸른 잔디 정원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덕수궁 전경. / 국가유산진흥원
석조전, 푸른 잔디 정원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덕수궁 전경. / 국가유산진흥원

한정된 인원만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예매는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다. 2026년 하반기 예매권 응모는 지난 8월 19일 오후 2시부터 오는 8월 25일까지 국가유산진흥원 예매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선착순으로 표를 잡는 방식이 아니어서 응모 기간 안에 원하는 날짜와 회차를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이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정하고, 당첨된 사람만 실제 관람권을 결제할 수 있다.

관람료는 1인 3만 5000원이며 당첨자 1명당 본인을 포함해 최대 2매까지 구매할 수 있다. 입장할 때는 신분증과 예매 내역을 확인하므로 실제 관람할 사람의 이름으로 응모해야 한다. 행사 당일에는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결 장소에 도착해 본인 확인을 마치는 편이 좋고, 신분증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주차장 없는 덕수궁, 대중교통으로 가는 편이 편하다

덕수궁은 서울시청 바로 옆에 있어 지하철과 버스로 찾아가기 쉽다. 반면 궁 안에는 일반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없어 자가용으로 방문하면 주변 공영·민영 주차장을 따로 찾아야 한다. 행사 시간대에는 주변 도로가 붐비고 주차 공간도 여유롭지 않은 경우가 있어, 정해진 시간에 입장해야 하는 '밤의 석조전' 관람객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지하철은 1·2호선 시청역을 이용하면 가장 가깝다. 시청역 2번이나 12번 출구로 나오면 덕수궁 대한문까지 금방 걸어갈 수 있으며,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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