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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계획하기 위해 세계지도 앱을 켜고 유럽 중부를 확대하다 보면, 낯선 나라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오스트리아, 체코, 루마니아 사이에 자리한 헝가리다. 헝가리는 한때 오스트리아와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이루며 지금보다 훨씬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였다. 그러나 1920년 트리아농 조약으로 영토 대부분을 주변국에 내주면서 지금의 국경으로 줄었고, 옛 왕국의 주요 도시였던 포조니·커셔·콜로즈바르·줄러페헤르바르·머로슈바샤르헤이·서버드커 등 6곳은 전부 다른 나라 땅이 됐다.
화폐도 유로가 아닌 자국 통화 포린트를 쓴다. 로마 제국 시대부터 내려온 온천 문화는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국경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언어도, 화폐도, 역사도 완전히 달라지는 나라, 그 중심에 수도 부다페스트가 있다. 부다페스트는 원래 도나우강(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 부다와 동쪽 페스트로 나뉜 별개 도시였다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언덕이 많은 부다 지구와 평지 위주인 페스트 지구가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풍경을 이루기 때문에, 하루는 언덕에서 강을 내려다보고 다음 날은 강변에서 언덕을 올려다보는 식으로 동선을 짜면 같은 도시를 다른 모습으로 두 번 볼 수 있다. 볼거리가 수도 한 곳에 몰려있어 2~3일이면 도시 전체를 촘촘히 둘러볼 수 있다. 부다페스트 필수 관광지 네 곳을 살펴보자.
1. 부다 성, 케이블카로 오르는 언덕 위 왕궁
부다 지구를 대표하는 곳은 부다 성이다. 13세기에 처음 지어졌으나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은 1950년대이며, 내부에는 헝가리 국립미술관과 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이 자리한다.
걸어서 오르면 오르막길을 돌아가야 해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문객이 많다. 오르는 몇 분 사이에는 발밑으로 다뉴브강과 국회의사당이 점점 넓게 펼쳐진다. 성벽 앞 전망 지점은 해가 지기 직전에 도착하면, 강 건너 도시가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어부의 요새, 방어 시설에서 야경 명소로
부다 성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는 어부의 요새가 있다. 과거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어부들이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곳으로, 흰색 돌로 만든 회랑과 첨탑을 따라 걷다 보면 시야가 트일 때마다 강 건너 국회의사당이 다른 각도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옆에는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의 대관식이 열렸던 마차시 성당이 있어, 요새를 먼저 둘러본 뒤 성당 안을 이어서 보는 동선이 효율적이다.
3. 국회의사당, 조명이 켜지면 최고의 야경 명소
강 건너 페스트 지구에서는 국회의사당이 눈길을 끈다.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1896년 지어진 건물로, 오로지 헝가리 기술과 인력, 자재만으로 완공됐다. 내부 방은 700개에 달하지만 일반 관람은 가이드 투어로만 가능하며, 가장 안쪽 방에는 헝가리 국권을 상징하는 성 이슈트반 왕관이 보관돼 있다. 낮에 강 건너에서 보는 모습과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진 모습이 완전히 달라, 같은 자리를 두 번 찾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4. 세체니 온천, 이른 아침이 한적한 유럽 최대 온천
시민공원 안에 있는 세체니 온천은 1913년 지어져 1931년 문을 열었다. 야외 수영장 3곳과 실내 수영장 15곳을 갖춰 유럽 최대 규모의 온천으로 꼽히며, 세체니 온천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바로 닿을 수 있다.
지하 약 1000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를 사용하며, 오후로 갈수록 단체 방문객이 몰리는 편이다.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들어가면, 야외 수영장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노란 궁전 건물을 배경으로 온천을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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