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5도인데 여긴 눈이 펑펑…" 여름 관광객 몰리는 해외 여행지
뉴질랜드의 산세 아래로 에메랄드빛 칼데라 호수가 펼쳐져 있다. / Alexandre Harvey-shutterstock
뉴질랜드의 산세 아래로 에메랄드빛 칼데라 호수가 펼쳐져 있다. / Alexandre Harvey-shutterstock

한국의 한낮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7월, 뉴질랜드는 두꺼운 외투가 필요한 겨울을 보낸다. 무더위를 피해 서늘한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쿨케이션'이 알려지면서 뉴질랜드의 겨울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도 늘고 있다.

남섬의 산악 지역에는 눈이 쌓이고, 퀸스타운과 와나카 같은 도시는 겨울 스포츠를 즐기려는 여행객으로 붐빈다.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내륙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보기 좋고, 로토루아에서는 추운 날씨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뿐 아니라 별 관측과 온천, 마오리 문화를 접하는 여행도 가능하다. 마오리족의 새해인 마타리키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설산과 호수를 둘러보는 겨울 일정도 운영된다.

한겨울에 마오리족 새해 맞이하며 밤하늘 별무리 관측하는 축제

끝없이 펼쳐진 뉴질랜드의 설산과 빙하 지대가 맑은 하늘 아래 장관을 이루고 있다. / Avamartin-shutterstock
끝없이 펼쳐진 뉴질랜드의 설산과 빙하 지대가 맑은 하늘 아래 장관을 이루고 있다. / Avamartin-shutterstock

뉴질랜드의 겨울에는 마오리족의 새해를 기념하는 '마타리키' 행사가 열린다. 마타리키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부르는 마오리어다. 겨울 새벽 북동쪽 하늘에 별무리가 다시 나타나는 시기를 새해의 시작으로 여겼다.

마타리키 기간에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세상을 떠난 가족과 조상을 기리는 행사가 뉴질랜드 곳곳에서 열린다. 가족과 음식을 나누고 노래와 춤을 즐기며 앞으로 맞을 한 해를 준비하는 시간도 갖는다. 뉴질랜드 정부는 2022년부터 마타리키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마오리족 사람들. / Bob Hilscher-shutterstock
마오리족 사람들. / Bob Hilscher-shutterstock

여행객도 새벽 별 관측과 마오리 공연, 이야기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마타리키 별무리를 찾고, 별에 얽힌 이야기와 마오리족의 생활 문화를 함께 듣을 수 있다.

안내원과 함께 밤하늘에서 찾는 은하수와 별무리

별들과 은하수가 선명하게 빛나는 밤하늘. / SouthWestImagesAus-shutterstock
별들과 은하수가 선명하게 빛나는 밤하늘. / SouthWestImagesAus-shutterstock

뉴질랜드에는 주변 불빛이 적어 밤하늘을 보기 좋은 지역이 여러 곳 있다. 남섬 중앙에 있는 아오라키 매켄지 지역도 별 관측지로 알려져 있다. 넓은 산악 지대에 도시 불빛이 거의 닿지 않아 날씨가 맑은 밤이면 별과 은하수를 비교적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현지 안내원과 함께 야외 관측 장소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안내원은 레이저 포인터와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남반구의 별자리와 마타리키 별무리의 위치를 설명한다. 별자리와 관련된 마오리족의 이야기와 오래된 항해법을 함께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구름이 적고 달빛이 밝지 않은 날에는 맨눈으로도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 띠를 볼 수 있다. 별 관측은 날씨에 따라 취소되거나 시간이 바뀔 수 있어 예약 전에 운영 여부와 당일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도심의 드론 쇼부터 설산 스키까지 이어지는 겨울 여행

뉴질랜드의 겨울을 맞아 수많은 스키어와 보더들이 리프트를 타고 눈 덮인 스키장 활주로. / Han2t-shutterstock
뉴질랜드의 겨울을 맞아 수많은 스키어와 보더들이 리프트를 타고 눈 덮인 스키장 활주로. / Han2t-shutterstock

뉴질랜드의 겨울 행사는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오클랜드에서는 마타리키를 맞아 새벽 의식과 빛 축제가 열리고, 도심 건물과 거리에는 조명이 들어온다. 로토루아에서는 밤하늘에 드론을 띄워 마오리족의 설화와 별 이야기를 보여주는 공연이 열린다.

남섬에서는 야외 일정이 중심이 된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하는 관광열차는 해안과 산악 구간을 지나며 겨울 풍경을 볼 수 있다. 일부 야간 일정에서는 큰 창을 통해 별이 뜬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퀸스타운에서는 스키와 별 관측을 한 번에 즐기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리프트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른 뒤 마타리키 별무리를 찾고, 야간 슬로프를 내려오는 방식이다. 낮에는 설산을 달리고 밤에는 별을 보는 일정이라 겨울 스포츠와 천체 관측을 함께 계획하기 좋다.

땅속 열기로 익힌 고유 음식 나누며 공동체 온정 느끼는 미식 체험

호일에 감싸인 고기와 감자 등 마오리족 조리법인 '항이'로 익혀낸 음식들. / The World Traveller-shutterstock
호일에 감싸인 고기와 감자 등 마오리족 조리법인 '항이'로 익혀낸 음식들. / The World Traveller-shutterstock

마오리 문화에서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마오리어로 음식을 뜻하는 '카이'는 마타리키 기간에 빠지지 않는다. 가족과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으며 음식을 나눠 먹는다.

마오리족의 조리법 가운데 잘 알려진 음식은 '항이'다. 땅을 판 뒤 뜨겁게 달군 돌을 넣고, 고기와 감자, 고구마 같은 재료를 올려 흙으로 덮는다. 땅속에서 올라오는 열과 증기로 오랫동안 익혀 고기는 부드러워지고 채소에는 구운 향이 밴다.

마타리키 기간에는 마오리 문화 체험장과 일부 식당에서 항이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조리 과정을 지켜본 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완성된 음식을 나눠 먹는다. 지역에서 난 고기와 뿌리채소를 사용한 메뉴도 함께 나오며, 식사를 통해 마오리족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좌측통행과 빙판길에 대비하는 겨울 운전

눈이 덜 녹아 빙판길 변수가 있는 뉴질랜드의 산간 도로 위를 파란색 승용차 한 대. / Wirestock Creators-shutterstock
눈이 덜 녹아 빙판길 변수가 있는 뉴질랜드의 산간 도로 위를 파란색 승용차 한 대. / Wirestock Creators-shutterstock

뉴질랜드는 한국과 반대로 차량이 도로 왼쪽으로 달린다. 운전석도 오른쪽에 있어 처음 렌터카를 운전할 때 방향 감각이 헷갈리기 쉽다. 교차로를 돌거나 회전교차로에 들어설 때는 진입 방향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겨울철 산간 도로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구간에는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쉽다. 눈이 녹은 뒤 다시 얼면 도로가 젖어 보일 뿐 얼음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속도를 낮추고 앞차와 거리를 충분히 두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해야 한다. 일부 산악 도로는 스노체인 장착이 요구되므로 렌터카를 받을 때 체인 보관 여부와 사용법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뉴질랜드 겨울은 하루에도 기온 차가 크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면 낮과 밤 기온에 맞춰 조절하기 쉽다. 별 관측이나 야간 행사에 참여할 때는 두꺼운 외투와 모자, 장갑, 핫팩을 챙겨야 한다. 출발 전에는 도로 폐쇄 구간과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눈 예보가 있는 날에는 산간 도로 운전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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