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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지를 고를 때는 도시와 휴양지 사이에서 고민이 길어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처럼 익숙한 나라가 먼저 떠오르지만, 바다를 끼고 여유롭게 쉬는 일정을 생각하면 그리스도 빠지지 않는다.
지중해성 기후 아래 자리한 그리스는 고대 문명과 신화의 발상지이자, 여름철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꼽힌다. 그리스 은행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그리스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3590만 명에 달했고, 관광 수입은 217억 유로(약 37조 2300억 원)를 넘어섰다.
그리스 정부는 2013년부터 식품과 서비스업 부가세를 23%에서 13%로 낮췄고, 외국 언론과 여행사를 초빙해 홍보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스를 찾는 한국 여행객도 연간 5만여 명에 이른다.
만약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다면, 가장 먼저 동선을 정해야 한다. 반드시 가봐야 할 필수 코스를 알아보자.
고대 문명의 흔적,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아테네는 연간 약 600만 명이 찾는 도시로,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이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파르테논 신전은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와 서양 철학의 뿌리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언덕 위에서 도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서는 신전에서 나온 유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근처 아고라와 아테네 국립고고학 박물관까지 함께 둘러보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아테네에서 델포이까지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정은 왕복 이동 시간만 8시간 안팎이 걸려 하루를 대부분 버스에서 보내게 되므로, 일정이 짧다면 굳이 무리해서 넣지 않아도 된다.
화산이 빚은 절벽 마을, 산토리니
산토리니는 화산 폭발로 생긴 칼데라 지형 위에 마을이 들어선 섬으로, 연간 약 200만 명이 방문한다. 하얀 벽과 파란 지붕이 늘어선 골목, 절벽 아래 펼쳐지는 에게해는 신혼여행지로도 손꼽히는 이유다.
다만 그리스 여러 섬 가운데 물가가 높은 편에 속해, 간단한 식사 한 끼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점은 미리 감안하는 편이 좋다. 같은 키클라데스 제도에 속한 낙소스나 파로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물가도 덜 부담스러운 편이라, 산토리니의 번잡함을 피하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늘에 뜬 수도원, 메테오라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 평원에 자리한 메테오라는 거대한 사암 봉우리 위에 수도원이 놓인 곳이다. 이 바위 봉우리는 약 6000만 년 전 제3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침식과 지진 활동을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됐다. 16세기 무렵 24개에 달했던 수도원은 현재 6곳만 남아 있고, 이 가운데 대 메테오라 수도원은 1348년 해발 613m 지점에 처음 지어진 가장 크고 높은 수도원이다. 메테오라는 뛰어난 건축과 종교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수도원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전후까지 가능하지만, 수도원마다 운영 시간과 휴무 요일이 달라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입장료는 3~5유로 수준이며 현금만 받는 곳이 많고, 짧은 치마나 반바지 차림은 입장이 제한된다. 아테네에서 버스나 기차로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당일치기보다는 하루 이상 묵으며 둘러보는 일정이 여유롭다. 인근 칼람바카 마을에서 수도원까지는 도보로도 이동할 수 있어, 걷기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하이킹 코스로 연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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