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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투어
여름휴가를 앞두고 가까운 해외 바다를 찾다 보면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 지역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고 습도까지 높은 날에는 해변과 관광지를 오래 돌아보기 어렵다. 무더위를 피해 바다와 도심을 함께 둘러보고 싶다면 황해와 발해 사이, 중국 요동반도 남쪽에 자리한 항구도시 대련이 좋은 선택지가 된다.
대련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한여름에도 해안에서 서늘한 바람이 자주 분다. 여름철 기온은 대체로 24~28도 사이를 오가며, 바닷가 산책로와 도심 광장을 걷기에도 동남아 지역보다 한결 수월하다.
인천공항에서 대련까지 비행시간은 약 1시간 15분이다. 제주도나 일본 일부 도시로 떠나는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을 만큼 가까워 짧은 여름휴가에도 일정을 잡기 쉽다. 한국인은 별도의 관광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어 서류를 준비하거나 발급 비용을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성해광장과 빈하이루, 바다를 따라 걷는 대련 해안 코스
대련 도심의 성해광장은 바다와 맞닿은 넓은 공간으로, 도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됐다. 광장 입구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시민 1000명의 발자국이 새겨져 있으며, 책을 펼친 모양의 조형물을 지나 바다 쪽으로 걸으면 싱하이만 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성해광장을 빠져나오면 해안을 따라 약 30㎞ 뻗은 빈하이루를 둘러볼 수 있다. 도로 옆 보행로에서는 바다와 절벽, 숲이 번갈아 나타나고 노호탄공원과 북대교도 만날 수 있다. 걷는 거리와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원하는 구간만 골라 산책해도 된다.
빈하이루를 따라가면 부가장 해수욕장에도 닿는다. 약 800m 길이의 해변에는 모래사장과 자갈 구간이 있으며, 여름에는 바닷물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 성해광장에서 해안도로를 거쳐 해수욕장까지 묶으면 대련의 도심과 바다를 하루 일정으로 둘러볼 수 있다.
러시아 거리와 동강 베니스 수성, 대련 도심에서 만나는 유럽 풍경
항구도시 대련에는 러시아와 유럽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거리가 곳곳에 자리한다. 1909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노면전차를 타면 오래된 건물 사이를 지나며 대련 도심의 모습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대련역 인근 승리교 북쪽에는 약 500m 길이의 러시아 거리가 있다. 1904년 러일전쟁 무렵 지어진 러시아식 건물 38개 동이 모여 있으며, 거리 양쪽에는 마트료시카와 초콜릿,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들어서 있다.
해가 진 뒤에는 동강 베니스 수성으로 이동해 야경을 둘러볼 수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본떠 조성한 구역으로, 바닷물을 끌어 만든 약 4㎞ 길이의 운하 주변에 유럽식 건물 200여 채가 세워져 있다. 운하 위를 오가는 곤돌라를 타거나 테라스에 앉으면 조명이 비친 물길과 건물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저녁 식사와 야간 산책을 묶어 즐기기 좋다.
금석탄과 빙욕구, 도심 밖에서 만나는 대련의 자연
대련 도심을 벗어나면 해안과 산악 지형이 만든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내 동북쪽 해변에 자리한 금석탄은 넓은 모래사장과 기암괴석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빛을 띤 바위가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으며, 오랜 시간 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생긴 형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대련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3시간 30분 이동하면 장하시에 속한 빙욕구에 닿는다. 빙하시대에 만들어진 석영암 지형과 오래된 적송림을 품은 산악 지역으로, 가파른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른다.
빙욕구에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식물과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수목이 함께 분포한다. 산림과 계곡이 넓게 남아 있어 국가급 삼림공원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대련 도심 여행과는 다른 산악 풍경을 보고 싶을 때 하루 일정으로 찾을 수 있다.
본계수동, 배를 타고 둘러보는 지하 석회암 동굴
랴오닝성 본계시에 있는 본계수동은 약 45만 년 전에 만들어진 석회암 동굴이다. 전체 길이는 약 3㎞로 알려졌으며, 1994년 국가중점풍경명승구로 지정됐다. 동굴 안에는 지하수가 강처럼 흐르고 있어 입구에서 배를 타고 내부를 관람한다.
배가 어두운 물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천장과 벽면을 가득 메운 종유석과 석순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시간 물방울이 석회암을 녹이고 굳히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크기와 생김새가 서로 다른 암석 지형이 만들어졌다. 조명이 켜진 구간에서는 물 위로 비치는 동굴 천장과 바위도 함께 볼 수 있다.
동굴 내부 기온은 사계절 내내 10도 안팎으로 유지된다. 한여름에도 공기가 차가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과 온도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관람 시간이 길어지면 추울 수 있어 여름에 방문하더라도 얇은 겉옷을 챙기는 편이 좋다.
비사성과 여순 감옥, 대련에 남은 역사의 흔적
대련과 여순 일대에는 한국 역사와 맞닿은 장소도 남아 있다. 대련 외곽 대흑산 해발 633m 지점에 있는 비사성은 고구려가 수나라와 당나라의 공격에 대비해 쌓은 산성이다. 가파른 절벽이 성을 둘러싸고 있어 서쪽 성문을 통해서만 오를 수 있었으며, 자연 지형을 방어에 이용한 고구려 산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흔적이 남아 있고, 산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 지형을 살펴볼 수 있다.
대련에서 여순으로 이동하면 안중근 의사와 신채호, 이회영 선생 등이 수감됐던 여순 감옥을 만난다. 러시아가 세운 건물을 일본이 점령한 뒤 감옥으로 넓혀 사용했으며, 한때 수감 인원이 2000여 명에 달했다.
감옥 안에는 당시 사용했던 독방과 수감 시설이 남아 있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받았던 옛 관동법원 건물도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겪었던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장소라 한국인 방문객도 꾸준히 찾는다.
현지 음식과 결제 수단, 출발 전 알아둘 정보
바다를 끼고 있는 대련에서는 가리비와 전복, 새우, 오징어 같은 해산물 요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재료를 찌거나 구워 내는 음식이 많아 양념 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새콤달콤한 꿔바로우와 육즙이 들어찬 만두도 한국인 여행객이 비교적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여름 낮에는 기온이 오르지만 해가 지면 바닷바람이 불어 공기가 서늘해진다. 저녁에 해안 산책로를 걷거나 유람선을 탈 계획이라면 얇은 카디건이나 바람막이를 가방에 넣어두는 게 좋다.
결제 방법도 출국 전에 준비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현금보다 스마트폰 결제를 사용하는 상점과 식당이 많다. 알리페이 앱을 설치한 뒤 국내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두면 현장에서 QR코드나 바코드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다만 작은 가게나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 장소에 대비해 소액의 위안화도 함께 준비해두면 편하다.
대련에서 쇼핑하기 좋은 거리 3곳
대련 시내에는 대형 쇼핑몰부터 지하상가, 현지인이 자주 찾는 상업지구까지 성격이 다른 쇼핑 공간이 모여 있다. 여행 일정과 예산에 따라 장소를 고를 수 있으며, 기념품이나 간식거리를 사려면 대련역 주변과 시안루를 함께 돌아보는 코스가 편하다.
대련역 남쪽 청니와치아오 일대는 파빌리온과 마이칼, 파크랜드 등 대형 쇼핑몰이 모인 상업 중심지다. 의류와 화장품, 생활용품 매장이 한 건물 안에 들어가 있어 더운 날이나 비가 내릴 때도 실내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지하 식품관에서는 중국 과자와 차, 포장 다과류를 판매해 귀국 전 선물을 고르기에도 좋다.
대련역 앞 승리광장 지하에는 여러 층으로 이뤄진 대규모 쇼핑몰이 있다.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장난감, 기념품을 파는 소규모 점포가 좁은 통로를 따라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대형 쇼핑몰보다 가격이 저렴한 물건을 찾기 쉽고, 일부 가게에서는 가격을 흥정할 수도 있다.
대련 시내 서쪽의 시안루 상업지구는 현지 대학생과 직장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루즈벨트 쇼핑센터를 비롯해 백화점과 마트, 식당, 카페가 한 구역에 모여 있어 쇼핑과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지하 마트에서는 중국 과자와 조미료, 차, 즉석식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귀국 전 장을 보는 여행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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