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 도착하자마자 대운하 펼쳐지는 ‘수중 도시’
이탈리아 도시 베네치아 풍경. / Photo Magistr-shutterstock
이탈리아 도시 베네치아 풍경. / Photo Magistr-shutterstock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로마와 피렌체 다음으로 어디를 둘러볼지 고민하게 된다. 이때 수상 도시 베네치아를 고려할 만하다. 베네치아는 5세기 무렵 이민족의 침입을 피해 석호로 들어온 사람들이 갯벌에 나무 말뚝을 박고 터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118개 섬이 400여 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으며, 대운하와 좁은 골목이 도로를 대신한다.

지중해 무역으로 번성한 해양 공화국의 수도였고, 1987년에는 베네치아와 석호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물길이 펼쳐지는 베네치아를 어디부터 둘러보면 좋을지 알아본다.

산타루치아역, 내리자마자 물길과 마주하는 곳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전경. / MariaMaslova-shutterstock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전경. / MariaMaslova-shutterstock

베네치아 구 도심의 중앙역인 산타루치아역은 두단식 승강장으로 운영되며, 로마·밀라노 등 이탈리아 국내선은 물론 제네바·빈 등 유럽 각지에서 오는 열차가 몰린다. 이탈리아 국철 전광판에는 'VENEZIA S.L.'로 표기되며, 신도심 중심역인 메스트레역과는 다른 역이다.

역 안에 있는 매표소는 이탈리아 국철 공식 창구가 아닌 대행사이므로, 좌석 예약 시 자동판매기를 이용하는 편이 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이다. 역 뒤편 다리를 건너면, 버스와 택시가 오가는 로마광장이 나온다. 역을 나서자마자 눈앞에 대운하가 펼쳐지는데, 이 모습 하나로 도시의 이동 방식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산마르코 대성당, 유해를 모시기 위해 지어진 성당

베네치아 산마르코 대성당 전경. / Mistervlad-shutterstock
베네치아 산마르코 대성당 전경. / Mistervlad-shutterstock

산마르코 광장은 대부분의 바포레토 노선이 출발점으로 삼는 곳이다. 아침부터 낮까지는 사람과 비둘기가 몰리며, 비둘기를 팔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쉽게 볼 수 있다. 저녁에는 주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연주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붐빈다.

광장 정면의 산마르코 대성당은 828년 알렉산드리아에서 옮겨온 복음사가 마르코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지어진 비잔티움 양식 건물로, 1094년 봉헌됐다. 성당 정면을 장식하는 청동 말 4기는 제4차 십자군 전쟁 당시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가져온 것이며, 진품은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성당 일반 구역 입장은 무료이고, 파라 도로 제단과 박물관, 보물실 관람에는 별도의 요금이 붙는다. 운영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15분까지이며, 일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만 문을 연다.

산마르코 종탑,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세운 100m 전망대

베네치아 산마르코 종탑 뒤로 노을이 지고 있다. / Mistervlad-shutterstock
베네치아 산마르코 종탑 뒤로 노을이 지고 있다. / Mistervlad-shutterstock

산마르코 종탑은 12세기 말 등대 목적으로 세워졌고, 한때는 감옥으로도 쓰였다. 1609년 갈릴레오가 배율 9배 망원경을 이 종탑에 설치해, 당시 공화국 원로들이 줄지어 세상을 내다본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엘리베이터로 100m 높이 전망대까지 올라가 붉은 지붕과 석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두칼레 궁전, 천년 공화국 권력이 모여 있던 고딕 건축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 전경. / MDart10-shutterstock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 전경. / MDart10-shutterstock

산마르코 광장 옆 두칼레 궁전은 9세기 처음 지어진 뒤 1309년부터 1424년 사이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됐고, 1574년 화재 피해도 겪었다.

흰색과 장미색 대리석이 격자무늬를 이루는 외관 안쪽에는 대평의회 홀과 감옥이 이어져 있으며, 틴토레토의 '천국', 베로네세의 '베네치아의 찬미' 같은 회화가 걸려 있다. 두칼레 궁전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유로(약 4만 9000원) 수준이다.

탄식의 다리, 죄수들이 마지막 한숨을 쉬던 장소

베네치아 탄식의 다리. / PippiLongstocking-shutterstock
베네치아 탄식의 다리. / PippiLongstocking-shutterstock

두칼레 궁전과 맞은편 감옥을 잇는 탄식의 다리는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죄수들이 감옥으로 이동하던 통로였다. 다리를 건너던 죄수가 베네치아를 마지막으로 바라본 뒤 한숨을 쉬었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붙었다.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사람은 궁전 정문으로 나갔지만, 유죄를 받은 사람은 탄식의 다리를 건너 감옥으로 옮겨졌다. 이 감옥에는 형량이 길지 않은 경범죄자가 주로 수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리 아래로는 곤돌라가 오간다. 해 질 무렵 연인이 다리 밑을 지나면서 입을 맞추면, 사랑이 오래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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