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명소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연 3750만 명이 찾는 뜻밖의 인기 국가
호엔슈방가우 성 전경. / Toungtipr-shutterstock
호엔슈방가우 성 전경. / Toungtipr-shutterstock

유럽 여행지를 고를 때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는 먼저 떠올리지만 독일은 후보군에서 뒤로 밀리기 쉽다. 알프스나 지중해처럼 한눈에 떠오르는 자연 명소가 적어, 어느 도시를 가야 할지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은 근대 이전까지 신성로마제국이라는 느슨한 틀 안에서 수많은 제후국이 각자 영토를 다스리던 지역이다. 제후마다 자신의 성과 요새, 성당을 지어 세력을 드러냈고, 그 결과 지금도 도시 하나하나에 규모가 다른 왕궁과 고성이 남아 있다. 바흐와 베토벤이 곡을 쓰고, 칸트와 니체가 사유를 펼친 곳도 바로 이 땅이다. 국토 대부분이 평야와 낮은 구릉으로 이뤄져 남부 알프스 자락을 제외하면 산세는 소박한 편이지만, 그 대신 도시마다 쌓인 건축과 학문의 흔적이 눈길을 끈다.

2024년 기준 독일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3750만 명 안팎이며, 관광 소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4.5%에 이른다. 독일을 여행할 때 어느 곳부터 발을 들여야 할지, 대표적인 몇 곳을 짚어본다.

브란덴부르크 문, 분단과 통일이 함께 남은 관문

브란덴부르크 문 전경. / elxeneize-shutterstock
브란덴부르크 문 전경. / elxeneize-shutterstock

브란덴부르크 문은 베를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도심 한복판의 문일 뿐이지만, 분단 시절에는 이 문 자체가 동서를 가르는 경계였다. 베를린 장벽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경계가 도시 곳곳에 실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

장벽이 있던 자리를 따라 조성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1㎞ 넘는 구간에 그라피티 작품이 채워져 있어, 벽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페르가몬 박물관, 고대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 박물관 섬

페르가몬 박물관 입구. / Massimo Parisi-shutterstock
페르가몬 박물관 입구. / Massimo Parisi-shutterstock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페르가몬 박물관이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동 유물을 소장한 곳으로, 이슈타르의 문과 페르가몬 대제단 같은 실물 크기의 유물을 마주할 수 있다.

인근에는 나치 시절 게슈타포 본부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공포의 지형학도 있는데,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까지 지원돼 배경지식이 없어도 당시 상황을 따라가며 둘러볼 수 있다.

마리엔 광장, 옛 바이에른 왕국이 남긴 구시가지

마리엔 광장 항공뷰. / saiko3p-shutterstock
마리엔 광장 항공뷰. / saiko3p-shutterstock

베를린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과거 바이에른 왕국의 수도였던 뮌헨을 만날 수 있다. 도심 중심에 자리한 마리엔 광장에서는 신시청사와 프라우엔 성당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주변 명소가 가까이 모여 있어 걸어서 둘러보기 좋다.

조금 더 움직이면 왕가가 살던 님펜부르크 궁과 레지덴츠 궁까지 확인할 수 있고,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독일 박물관까지 동선에 넣을 만하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동화 속 성으로 남은 루트비히 2세의 꿈

노이슈반슈타인 성 전경. / john901-shutterstock
노이슈반슈타인 성 전경. / john901-shutterstock

뮌헨에서 남서쪽으로 더 이동하면, 호엔슈방가우 마을 위에 자리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에 닿는다.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 성은 19세기 로마네스크 부흥 양식으로 지어졌고, 월트 디즈니 성 디자인에 영향을 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성 앞 마리엔 다리에 올라서면 성 전체가 한눈에 담기는 전경이 펼쳐지는데,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동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20.5유로(약 3만 4000원)이며, 인근 호엔슈방가우 성과 묶은 통합권도 마련돼 있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만큼 성수기에는 현장 티켓이 빠르게 매진되는 경우가 흔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해두는 편이 좋다.

호엔슈방가우 마을, 성 관람 뒤 들르기 좋은 곳

호엔슈방가우 성 외경. / photo20ast-shutterstock
호엔슈방가우 성 외경. / photo20ast-shutterstock

성 관람을 마친 뒤에는 곧장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보다 호엔슈방가우 마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보자. 티켓 센터에서 성까지는 도보로 30분에서 40분 정도 걸리는데, 셔틀버스나 마차를 이용하면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셔틀버스 정류장 인근에는 호엔슈방가우 성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지점도 있어 두 성을 함께 담을 수 있다.

마을로 내려오면 바이에른 지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대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무렵까지 문을 여는 곳이 많아, 성 관람을 오전에 마치고 점심 무렵 식사를 챙기는 동선이 바람직하다.

성수기에는 관람 시간대에 맞춰 방문객이 몰리는 편이라, 이른 시간에 성부터 둘러보고 식사를 늦추는 편이 대기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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