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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투어
유럽 지도를 펼쳐두고 여행지를 고르다 보면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 나라 사이 좁은 틈에 낀 작은 나라 하나가 눈에 띈다. 이곳은 바다 없이 다섯 나라와 국경만 맞대고 있는 내륙국으로, 국토 면적은 한국의 절반 남짓이고 인구도 500만 명 남짓에 그친다. 이름은 들어봤어도 수도가 어디인지,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선뜻 떠올리기 어려운 나라, 슬로바키아다.
작은 규모와 달리 슬로바키아 안에는 성곽만 100개 넘게 남아 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역도 여러 곳이다. 도나우 강이 흐르는 수도부터 카르파티아산맥이 시작되는 산악 지대까지, 크지 않은 국토 안에서도 지역마다 서로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슬로바키아 여행 중 꼭 가볼 만한 곳을 알아보자.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 여행이 시작되는 도나우 강변 도시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는 국경 도시라 해도 될 만큼 오스트리아와 가깝다. 언덕 위에 자리한 브라티슬라바 성은 9세기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가는 요새로, 왕과 왕비의 거처이자 군사 시설로 쓰였다. 지금은 성 내부에 슬로바키아 국립박물관이 들어서 있고, 성벽 위 전망대에 서면 도나우 강과 구시가지는 물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영토까지 눈에 들어온다.
성에서 내려와 구시가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성 마르틴 성당과 마주한다. 오스만 제국에 세케슈페헤르바르를 빼앗긴 뒤 합스부르크 가문 헝가리 국왕들이 대관식을 치른 곳으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장엄미사곡이 처음 연주된 성당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성당 주변으로는 국립극장, 대통령궁, 미하엘 성문 등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건축물이 이어져 있어 반나절 정도면 구시가지 주요 동선을 소화할 수 있다.
데빈 성, 브라티슬라바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근교 코스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는 데빈 성터가 남아 있다. 오스트리아 국경과 맞닿은 절벽 위에 자리해 있어 성벽 아래로 강물이 두 갈래로 나뉘는 지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성터 외곽을 걷는 것만으로도 국경을 사이에 둔 지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브라티슬라바 일정에 반나절만 더해도 다녀올 수 있다.
코시체, 슬로바키아 제2 도시가 품은 동유럽 최대 성당
수도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슬로바키아 제2 도시 코시체가 나온다. 정돈된 구시가지와 외곽의 공산주의 시절 아파트 단지가 나란히 놓여 있어, 도시 안에서도 시대별 풍경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도심 중심에는 동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큰 가톨릭 성당인 성 엘리자베스 대성당이 자리한다. 지하 묘당에는 헝가리 독립운동을 이끈 라코치 페렌츠 2세와 그의 어머니 옐레나 즈린스카가 안장돼 있다.
스피슈 성과 레보차, 코시체 근교에서 만나는 유네스코 마을
코시체 근교에는 스피슈 성이 있다. 12세기 초 트래버틴 언덕 위에 세워진 이 성은 부지 면적만 3만 9000㎡에 달해 슬로바키아 6대 성곽 단지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1993년 인근 스피슈스카카피툴라, 제흐라 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으며 성 관리는 레보차에 있는 스피슈 박물관이 맡고 있다. 같은 근교의 레보차는 헝가리 왕국 시절 스피슈 지역 귀족들이 남긴 성과 교회가 이어진 마을로, 스피슈 성과 함께 묶여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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