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실적' 윤병운도 엎었다…NH투자증권, 새판짜기 승부수 통할까?

'부동산·IB' 신재욱 'WM·리테일' 배광수 '투톱' 체제 유력
전문성·책임 경영 의지 깔린 포석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임추위를 통해 신재욱 부동산인프라사업부 대표와 배광수 자산관리사업부 대표를 차기 각자대표로 추천했다. 윤병운(사진) 현 대표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NH투자증권이 사상 최초 1조원대 연간 실적을 달성하는 등 임기 내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설이 나돌던 윤병운 대표를 차기 수장 후보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새 경영진도 외부 인사 영입이 아닌 내부 승진은 물론, 2014년 통합법인 출범 후 10년 만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사실상 새판짜기에 돌입한 NH투자증권의 승부수에 이목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신재욱 부동산인프라사업부 대표와 배광수 자산관리(WM)사업부 대표를 차기 각자대표로 추천했다. 두 후보는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NH투자증권의 새 대표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임원 추천 배겨엥 대해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심을 모았던 윤 대표는 임추위 숏리스트에서 전격 제외되면서 연임이 불발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 획득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는데도 전문성이나 책임 경영을 강조한 만큼, 업계에서는 내부통제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전 임원이 공개매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고 과징금이 부과되는 철퇴를 맞았다. 앞서 대형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을 공유하는 차원의 전 임직원 성과급 지급 제한이나 사장 직속 내부 태스크포스(TF) 등을 신설하는 등 사전 예방과 관리 강화에 나섰으나 임원의 일탈을 막지 못하면서 수장의 책임론이 불거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NH투자증권이 새롭게 꺼낸 내부 출신 '투톱 카드'에도 업계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 후보들이 NH투자증권에서 맡아왔던 업무 면면을 보면 임추위를 비롯해 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가 그린 새로운 NH투자증권에 대한 윤곽을 점쳐볼 수 있어서다.

임추위를 통해 차기 각자대표로 추천된 신재욱(왼쪽부터), 배광수 대표 추천인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우선 신재욱 대표 추천인은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인물로 평가 받는다. 특히 2호 판매까지 '완판'을 기록한 IMA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기업금융(IB)과 홀세일 부문을 그가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광수 대표 추천인은 WM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로, 대표 선임 이후에도 WM은 물론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디지털이나 리테일 부문까지 수장직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부 수혈 대신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핵심 인력들을 전면에 배치해 조직 안정을 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파격 인사가 자본시장 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하반기를 앞두고 나온 만큼, IB와 WM 등 증권사 양대 축을 각자대표가 독립적으로 이끌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전문성 제고를 이뤄낼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내부통제 리스크로 얼룩진 조직 문화를 빠르게 수습하면서도, 윤 대표가 다져놓은 '1조클럽'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는 중책이 두 후보자의 어깨에 깔린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인적 쇄신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내부통제 리스크를 조기에 진화하고 각자대표 체제가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하반기 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체제 전환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내부 잡음을 조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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